기적을 기적으로 잠재웠다.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막차를 탄 마이애미 히트가 8번 시드로 파이널(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역대 두 번째 팀이 됐다. 정규리그 7~10위 팀이 플레이오프 티켓 2장을 두고 격돌하는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거친 팀으로는 사상 최초다. 먼저 3승을 챙기고도 이후 세 경기를 내리 져 초유의 리버스 스윕(3연승 후 4연패) 희생양이 될 뻔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100% 확률을 지켰다.
마이애미는 30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TD가든에서 열린 2022~23 NBA 동부 콘퍼런스 결승(7전 4승제) 최종 7차전에서 보스턴 셀틱스를 103-84로 꺾고 파이널에 진출했다. 마이애미가 파이널 무대로 향한 건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몸담았던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마지막 우승도 제임스가 활약했던 2013년이 마지막이다.
파이널 상대는 리그 최고 센터 니콜라 요키치가 버티는 덴버 너기츠다. 서부 콘퍼런스 1위 덴버는 콘퍼런스 결승에서 레이커스에 4연승을 거두고 창단 첫 파이널에 진출했다. 두 팀의 파이널 1차전은 6월 2일에 펼쳐진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마이애미는 역대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규리그 7위로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치러 마지막 8번 시드를 잡았고,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버티는 올 시즌 전체 승률 1위(0.707) 밀워키 벅스를 4승 1패로 제압했다. 2회전에서도 5위 뉴욕 닉스를 4승 2패로 제친 마이애미는 결승에서 2위 팀이자 지난 시즌 파이널에 오른 보스턴마저 연파했다.
특히 보스턴과 일전은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1~3차전을 이겨 쉽게 파이널에 오르는 듯했지만 4~6차전에서 일격을 당했다. 특히 6차전은 종료 0.1초를 남기고 앞서던 경기를 내줬다. 졸지에 탈락 직전까지 몰렸지만 운명의 7차전에서 에이스 지미 버틀러(28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와 케일럽 마틴(26점 10리바운드)이 공격을 주도하며 시리즈를 ‘해피 엔딩’으로 장식했다. 이제 마이애미는 8번 시드 최초로 파이널 우승이라는 또 한 번의 기적에 도전한다. 1999년 8번 시드로 파이널에 진출한 뉴욕 닉스는 파이널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1승 4패로 졌다.
이날 55-41로 전반을 앞선 마이애미는 3쿼터에 보스턴의 거센 추격에도 마틴이 9점을 몰아쳐 두 자릿수 점수 차를 지켰다. 4쿼터에서는 보스턴이 실책 등으로 무너지는 사이 착실히 점수를 쌓아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플레이오프 내내 맹활약을 펼친 버틀러는 보스턴과 7경기에서 평균 24.7점 7.6리바운드 6.1어시스트를 기록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마이애미 베테랑 가드 카일 로우리는 “지금 세계 최고의 선수는 버틀러”라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우리 편"이라고 극찬했다.
벼랑 끝에서 기적의 리버스 스윕을 꿈꿨던 보스턴은 실책을 15개나 쏟아내며 마지막에 무너졌다. 보스턴마저 뒤집기에 실패하며 7전 4승제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3패를 당한 151팀은 모두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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