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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 별명, 칭찬인 건 알지만"… 5년 만에 내한 리사이틀 여는 힐러리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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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 별명, 칭찬인 건 알지만"… 5년 만에 내한 리사이틀 여는 힐러리 한

입력
2023.05.30 16:46
수정
2023.05.30 17:3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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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예술의전당서 피아니스트 해플리거와 베토벤 소나타 9·10번 연주

빈틈없는 연주로 '얼음공주'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은 "많은 팬이 칭찬의 의미로 '얼음공주'라고 하는 것을 알지만 영어로 쓰였을 때는 전혀 긍정적 의미가 아니다"라며 "어떤 예술가도 '아이스 프린세스'로 불리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빈틈없는 연주로 '얼음공주'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은 "많은 팬이 칭찬의 의미로 '얼음공주'라고 하는 것을 알지만 영어로 쓰였을 때는 전혀 긍정적 의미가 아니다"라며 "어떤 예술가도 '아이스 프린세스'로 불리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천부적 재능의 음악가가 모두 거장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44)의 이름 앞에 붙던 '신동'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바이올린 여제'로 바뀐 배경에는 치열한 연구와 노력이 있었다. 3세에 시작한 바이올린 연주로 10세에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해 16세에 대학 과정을 마치고, 17세에 낸 바흐 데뷔 앨범으로 권위 있는 음반상인 디아파종상을 받은 '천재 소녀'는 이제 그래미상을 세 번이나 받고 세계 무대를 휩쓰는 관록의 연주자가 됐다. 런던 위그모어홀과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이어 최근 뉴욕필하모닉의 상주 예술가로 선정되는 등 유수 악단과의 협연도 활발하다.

한은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냉철하고 빈틈없는 연주 때문에 '얼음공주'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지만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무엇보다 소통에 관심이 많은 음악가였다. 31일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한은 "엄격하게 연주한다는 평가는 나를 잘 몰라 나온 말"이라며 "'연결'이 연주자로서 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공연장에서 내가 음악적 본능에 충실할 때 관객은 연결돼 있다고 느낄 것"이라며 "클래식 음악이 사람들이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하는 역할을 하는 데 내가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은 지난해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 내한했지만 리사이틀로는 이번이 5년 만의 무대.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불리곤 하는 그가 이번에 준비한 연주 프로그램은 베토벤이 작곡한 열 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마지막에 작곡된 두 작품인 9번과 10번이다. 독일 출신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61)와 함께하는 아시아 첫 듀오 연주회다. 그는 "바흐는 오롯이 홀로 연주하지만 베토벤은 피아니스트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며 "베토벤의 곡은 피아노만으로 곡 전체를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 레퍼토리와 달리 바이올린 레퍼토리는 바이올린이 곡의 일부"라고 연주곡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두 곡은 그 자체로 완벽하지만 베토벤 9번은 극적이고 강렬한 협주곡 같은 느낌인 반면 10번은 복잡하고 미묘한 실내악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한은 무대 밖 소통에도 열심이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0일 동안 자신의 연습 동영상을 올려 무대 뒤편에서 이뤄지는 음악적 작업을 팬과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음악팬과 직접 소통할 수단이 없던 시절에는 꼭 사인회를 열어 연주회 관객을 확인했다"며 "사소한 개인 관심사를 전할 수 있는 SNS는 창의적 소통 창구이자 사인회 경험의 연장"이라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 마스트미디어 제공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 마스트미디어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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