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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의원에 체포영장 발부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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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의원에 체포영장 발부한 이유는?

입력
2023.05.3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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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우크라 지원금 관련 발언
우크라 '편집' 영상 오해한 듯
그레이엄 "명예 배지로 달겠다"

지난 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에 대한 수배령을 내리고 체포영장까지 발부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만 그레이엄 의원이 실제 저지른 범죄 혐의를 포착했다기보다는, 그의 발언 편집본에서 비롯된 '오해'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내무부는 이날 그레이엄 의원을 수배하기로 하고 그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그레이엄 의원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눈 대화 영상 속 발언을 토대로 범죄 혐의를 조사하기로 한 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그레이엄 의원이 지난 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짧은 분량으로 편집해 공개했다. 영상 속 그레이엄 의원은 "러시아인들이 죽어 가고 있다" "미국은 최적의 자금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해당 부분이 러시아의 분노를 일으킨 대목이라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을 '러시아인들을 살해하는 데 지원한 미국의 돈은 최고였다'는 뜻으로 잘못 해석한 결과라는 게 통신의 설명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이 영상 속 그레이엄 의원을 향해 "그런 상원의원을 두는 것보다 국가에 더 큰 수치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맹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다시 공개한 두 사람의 전체 대화 영상을 보면, 그레이엄 의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총 380억 달러에 이르는 지원을 해 준 미국에 감사를 표하자 "우리가 지금까지 한 것 중 최적의 자금 지원"이라고 답한다. "러시아인들이 죽어 가고 있다"는 언급도 이와는 별개의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러시아는 추가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그레이엄 의원은 사실상 '편집 해프닝'에 가까운 이번 사안에 대해 "부패하고 부도덕한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가 발부한 체포영장을 명예의 배지로 달겠다"는 입장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그는 "모든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추방될 때까지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지지하고 옹호할 것"이라고도 썼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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