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매카시, '부채한도 상향' 최종 합의
공화·민주 강경파 "수용 불가" 반발 고비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에 원칙적 합의를 이뤘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최종 합의를 공식화했다. 향후 2년간 나랏빚 한도를 늘리되, 정부 지출은 최대한 제한하는 게 합의안의 골자다. 이로써 세계 경제를 떨게 만든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다. 다만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강경파의 반발이 여전해 합의안의 의회 통과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매카시 하원의장은 디폴트 시한을 8일 앞둔 이날 부채한도 인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양측이 잠정 합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백악관과 공화당 협상팀이 공개한 99쪽 분량의 합의안에 따르면 양측은 2024년까지 향후 2년간 현재 31조4,000억 달러(약 4경1,700조 원)인 부채한도를 높이는 대신, 같은 기간 정부 지출은 제한하기로 했다. 2024 회계연도에는 비(非)국방분야의 재량지출을 동결하고 2025년에는 1% 증액하는 상한을 두기로 했다. '푸드스탬프(식량 보조 프로그램)' 지원 대상의 노동 의무 요건을 강화하는 공화당 요구도 반영됐다.
이번 합의로 그동안 전 세계에 긴장을 안겼던 미국의 디폴트 사태는 피하게 됐다. 앞서 미 재무부는 내달 5일까지 부채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연방정부의 지불 능력이 바닥나는 디폴트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며 "이번 합의로 재앙적인 디폴트 위협이 사라지고, 어렵게 이룬 경제 회복을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카시 하원의장도 "매우 긍정적인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내 강경파 설득'이라는 고비가 남았다. 더 많은 정부 예산 삭감을 요구해 온 공화당 강경파는 물론, 복지 축소를 이유로 민주당 진보 성향 의원들 사이에서도 "합의안 수용 불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원 본회의 상정에 앞서 거쳐야 하는 상임위원회(운영위)부터 난관이다. 부채한도 합의안을 강하게 비판한 랠프 노먼 하원의원 등 공화당 강경파 3인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들 공화당 의원 3명이 운영위 민주당 의원 4명과 합심해 하원 본회의 상정을 막으면, 나머지 공화당 운영위원 6명이 찬성해도 법안이 좌초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등) 좌파는 매카시의 벼랑 끝 전략에 굴복한 바이든에게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민주당 다수는 합의안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CNN방송)는 전망도 있다.
하원 통과까지는 과반 의석(218표)을 위해 최소 111명의 공화당 의원과 107명의 민주당 의원의 찬성이 필요하다. 의회 표결은 오는 31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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