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가 마침내 여왕 자리에 올랐다. 30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를 앞세워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가장 '핫'한 선수인 방신실(19)이 세 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조건부 시드를 갖고 있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2025년까지 출전권을 확보했다.
방신실은 28일 강원 원주시 성문안 컨트리클럽(파72·6,520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11회 E1 채리티오픈(총상금 9억 원)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친 방신실은 유서연, 서연정 등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1라운드부터 사흘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투어 첫 승을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1억6,200만 원이다.
화끈한 장타를 앞세운 방신실은 이번 시즌 5개 대회에 출전해 3개 대회에서 우승 경쟁에 나섰다. 지난달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과 2주 전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권을 달리다가 마지막 날 흔들리며 각각 4위, 3위로 우승을 놓쳤다.
세 번째 우승 도전에 나선 방신실은 앞선 두 차례 대회와는 달리 보기가 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방신실은 16번 홀(파5)에서 승기를 잡았다. 티샷으로 292야드를 날린 방신실은 그린 주위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을 홀 1m 정도 거리로 보내 버디를 잡았다. 반면 1타 차로 추격하던 같은 조의 김희지와 김민선은 각각 16번 홀과 17번 홀(파4)에서 짧은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며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키 173㎝의 장신인 2004년생 방신실의 무기는 호쾌한 장타다. 그는 이번 시즌 평균 비거리 259.6야드를 기록, 투어 최고의 '장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평균 타수에서도 70.08타로 1위에 올랐다.
방신실은 고등학교 3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주장까지 지내는 등 아마추어 최강자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 겨울 갑상샘 항진증으로 몸무게가 10㎏이나 빠지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치른 KLPGA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40위에 그쳤다. 올 시즌 정규투어 10개 대회 이내만 출전할 수 있는 제한적인 시드권을 얻으며 마음고생도 겪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방신실은 2025년까지 2년간 시드를 확보했다. 또 각종 기록에서도 '골프퀸'에 도전할 자격이 생겼다. 방신실은 상금과 대상 포인트 부문 6위, 신인상 포인트 3위로 순식간에 뛰어오르게 됐다.
방신실은 경기 후 “너무 기쁘고 꿈만 같다”며 “앞서 두 번의 챔피언 조 경기는 부담이 컸는데, 그 경험을 토대로 오늘은 편하게 쳤다”고 말했다.
“원래 장타지만 지난 동계훈련에서 비거리를 20야드 이상 늘렸다”고 밝힌 방신실은 “정말 신기하다.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많고 응원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다. 약간 연예인이 된 것처럼 신기하다”며 “앞으로 나가는 모든 대회에서 톱10에 들고 싶다. 신인왕 욕심은 내려놓고 대회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랭킹 1위인 고진영이 '롤모델'이라는 방신실은 "멘털이 너무 좋고 항상 그 자리에서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실력만 된다면 LPGA 투어에 도전하고, 세계 1위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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