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한은 '청년층 젠더갈등' 보고서
상대 성별에 비해 불평등하다는 인식
입대 직전 남성·학업 중인 여성 가장 높아
'성별에 따른 불평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 남성은 교육수준이 낮을 때, 여성은 교육수준이 높을 때 더 강한 경향을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어떤 특성을 가진 청년층이 '젠더갈등'적인 인식을 갖게 되는지를 살펴본 정부의 정책 연구 결과다.
28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수행한 '청년층 젠더갈등의 경제적 요인 분석' 연구는 2020년 10~11월 만 19~34세 청년 8,5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생애과정과 미래전망 실태조사' 표본을 분석했다.
어떻게 젠더갈등적 인식을 측정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2020년 조사에서는 '우리 사회의 남녀 관계가 평등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여성에게 매우 불평등하다'부터 '남성에게 매우 불평등하다'까지 5개의 응답을 고르게 했다. 이번 연구는 여기서 응답자의 성별을 고려해 '우리 사회가 나의 성별에 불평등하다'는 인식을 젠더갈등적 인식으로 보고 수치화했다. 연구는 이렇게 젠더갈등 인식이 가장 심한 경우를 1점, 가장 약한 경우를 0점으로 나타내고 연령, 혼인경험, 학력 등의 변수와 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남성은 고졸 학력에서, 여성은 대졸 학력에서 젠더갈등적 인식이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고졸 미만 학력에서는 젠더갈등 인식이 0.23점으로 낮았으나, 고졸 학력에선 0.5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전문대졸(0.45) 대졸(0.3) 대졸 이상(0.17) 학력에서는 점차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은 고졸 미만(0.48) 고졸(0.61) 전문대졸(0.89) 대졸(0.9)까지 학력이 높아지며 젠더갈등적 인식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졸 이상에서는 젠더갈등적 인식이 0.75점이었다.
연구진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젠더갈등적 인식이 강한지도 분석했다. 남성의 경우 군 입대를 앞둔 상황에서 가장 점수가 높았고(0.55), 그다음은 '아무 일도 안 할 때'(0.51)였다. 경제활동을 할 때는 0.36점으로 낮았다. 여성의 경우 학업(0.97) 경제활동(0.81) 아무 일도 안 함(0.51) 순이었다.
혼인해 자녀가 있는 경우 젠더갈등적 인식은 약했다. 혼인 경험이 없는 집단의 젠더갈등적 인식은 남성이 0.43, 여성은 0.9였다. 반면 혼인 경험이 있는 집단은 젠더갈등적 인식이 남성이 0.22, 여성은 0.63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없는 남성(0.41), 여성(0.87)의 젠더갈등적 인식이 자녀가 있는 남성(0.24) 여성(0.63)보다 높았다.
또 분석 결과 젠더갈등적 인식은 남성의 자녀 출산 의향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으나, 여성의 출산 의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젠더갈등적 인식 수준이 소득, 결혼 의향에 미치는 영향은 불명확하지만, 여성 표본의 경우 출산 의향을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며 "여성의 젠더갈등적 인식 수준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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