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찰 신고에 기분 나빠"… 경찰, '전 연인 살해' 30대에 보복살인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경찰 신고에 기분 나빠"… 경찰, '전 연인 살해' 30대에 보복살인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입력
2023.05.27 17:25
수정
2023.05.27 17:35
0 0

새벽 폭행·재물손괴로 피해자가 신고
경찰 조사 마치고 흉기 챙겨 범행 준비
목격자 향해 "여친 병원 데려다주는 중"

연인관계였던 4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모(33)씨가 26일 서울 금천구 금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연인관계였던 4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모(33)씨가 26일 서울 금천구 금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서울의 한 지하주차장에서 연인관계였던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3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신고 기분 나빠" 피의자, 보복하려 살인

27일 서울 금천경찰서는 언론 브리핑을 열고 금천 데이트폭력 살인 사건에 대해 수사 경과를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 26일 오전 7시 17분쯤 금천구 시흥동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김모(33)씨가 연인관계였던 피해자 A(47)씨에게 수 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다. 김씨는 이날 오전 5시 37분 피해자가 재물손괴, 폭행 등으로 신고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경찰은 현행범 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김씨를 오전 6시 11분 귀가 조치했다. 불과 1시간 뒤 김씨는 A씨를 살해한 뒤 경기 파주로 이동했고, 경찰에 오후 3시 25분쯤 검거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데이트 폭력 신고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는 김씨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A씨가) 자신을 신고한 게 기분 나빴다'며 보복 범죄를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서울남부지검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사람은 헤어진 연인관계로 파악됐다. 김씨는 지난 21일 A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를 받은 뒤, 인근 PC방에서 나흘간 숙식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전 4시쯤 PC방에서 만난 두 사람은 대화 도중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오전 5시 37분쯤 '김씨가 TV를 부수고, 이야기하자며 서너 차례 팔을 잡아 당겼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위험성 높지 않다" 판단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시흥동 소재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30대 남성이 4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인했다. 사진은 CC(폐쇄회로) TV상 범행 당시 목격자가 지나가는 모습. 뉴스1(독자제공)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시흥동 소재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30대 남성이 4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인했다. 사진은 CC(폐쇄회로) TV상 범행 당시 목격자가 지나가는 모습. 뉴스1(독자제공)

다만 경찰은 조사 결과 피해 사실이 경미하고 보복 위험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상대로 한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에서 나온 점수는 고도의 위험성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체크리스트에 있는 28개 문항에 대한 답변을 통해 '매우 높음'과 '높음', '보통', '낮음', '없음' 등 5단계로 나눠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복 위험성을 판단, 피해자 보호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김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고도 해명했다. 왕래가 잦았지만 사실혼 관계가 아니었다는 점도 가정폭력 사건이 아닌 단순 데이트 폭력 사건으로 본 근거가 됐다.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김씨는 A씨 집에 들러 흉기를 챙긴 뒤 지하주차장에서 숨어있다가 A씨를 발견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김씨가 사건 당일 목격자 2명과 대화를 나눴지만, 의심을 피하기 위해 변명을 둘러댄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들이 김씨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는 "여자친구가 다쳐 병원에 데려가려고 차에 태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목격자가 '여자친구가 임신했냐'고 묻자 김씨는 "맞다. 차로 가는 게 더 빠르니 112에 신고하지 말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직후 A씨에게 의식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오는 30일 A씨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각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김소희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