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측근 체포·탈당에 입지 좁아지자 대화 제의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국가기관과의 대화를 요청하고 나섰다. 최근 자신의 측근과 지지자들이 연이어 체포되고 탈당하는 등 정치적 입지가 약화되자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27일(현지시간) 돈(DAWN)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칸 전 총리는 전날 유튜브를 통한 화상 연설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해결책이 아니다"며 "당국은 당장 나와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모든 국가기관이 각각의 헌법적 역할 내에서 작동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며 "나의 당(파키스탄정의운동·PTI)과 함께 국가를 발전 궤도에 다시 올려놓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강조했다.
칸 전 총리의 입장 변화는 그가 처한 정치적 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게 현지언론의 대체적 분석이다. 야권 지지자들은 지난해 4월 실각한 칸 전 총리가 지난 9일 부패 혐의로 체포된 직후 군부대와 언론사, 경찰서 등지를 습격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되는 등 시위 양상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자 당국은 군 병력까지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당국은 법원이 지난 12일 칸 전 총리를 보석 석방키로 결정한 것과 별개로, 칸 전 총리의 측근과 지지자 등 5,000여 명을 계속 체포하며 그의 '손발'을 묶었다. 파키스탄 반테러 법원은 체포된 이들 가운데 33명을 군 법정으로 넘긴 상태다.
칸 전 총리의 정치적 기반인 PTI 내부 분위기도 흉흉하다. 실제로 아사드 우마르 전 재무장관이 PTI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야권 지도부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탈당하거나 정치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 칸 전 총리는 "당국이 PTI 와해를 위해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현지에선 "파키스탄의 실세인 군부 세력이 배후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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