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와 세이코엡손 글로벌 대표 인터뷰
친환경 잉크젯 수요에 기회요소 더 많아
'페이퍼리스(종이를 사용하지 않는) 시대'가 오면 프린터 회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전 세계 프린터시장 선두주자 엡손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오가와 야스노리 세이코엡손(엡손) 대표는 페이퍼리스 시대를 "오히려 새로운 기회"라고 규정했다. 23일 엡손 글로벌 본사가 위치한 일본 나가노현을 방문해 그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다.
국내엔 주로 '프린터 회사'로 알려진 엡손은 원래 1942년 시계회사 '세이코'를 모태로 출범했다. 1969년 이른바 '배터리 손목시계'로 불리는 쿼츠 시계를 전 세계 최초로 출시해 콧대 높은 스위스 시계업체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주인공도 엡손이다. 이후 시계 제작에서 얻은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는 프린터·프로젝터·산업 로봇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엡손이 페이퍼리스 시대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 역시 기술력이다. 오가와 대표는 "전체 프린터시장이 축소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엡손은 현재 대부분의 사무실에서 사용되는 레이저 프린터가 아닌 친환경 잉크젯 프린터를 제공하고 있기에 기회 요소가 더 많다"고 평가했다. 엡손은 열이 아닌 진동으로 잉크를 분사시키는 '히트 프리' 기술을 통해 레이저 프린터 대비 소비전력을 70%까지 줄였고, 잉크탱크를 개발해 카트리지 폐기물 배출도 차단했다.
높은 기술력 덕분에 프린터의 인쇄 범위도 종이에 한정되지 않는다. 특히 면직물 인쇄 기술(DTF)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맞춤식 제작으로 천과 잉크를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날염 과정에 수반되는 폐수·과도한 노동력 집약 문제 등도 극복할 수 있다. 오가와 대표는 "잉크젯 기술을 면직물까지 확장·적용해 기존 아날로그 프린팅 대비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친환경적인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엡손에 한국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오가와 대표는 "한국은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는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특히 환경 의식과 교육열이 높아 관련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에 널리 보급된 스크린골프 프로젝터에 대해서도 "엔터 사업과 관련된 프로젝터 등 한국에서의 상품 개발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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