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채용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압수수색
박지원 "윤석열 정부가 정치로 나가게 해"
"출마하면 내가 나서 저지" 밝혀온 손혜원
"압수수색과 무슨 관계? 추잡스러운 핑계"
채용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자택 압수수색을 받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저를 정치 현실로 나가게끔 박차를 가해주고 있다"며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 전 국정원장이 출마할 경우 내가 출마해 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손혜원 전 의원은 "별 추잡스러운 핑계를 다 보겠다"면서 박 전 원장을 공개 저격하고 나섰다.
박 전 원장은 25일 오마이TV '성경환이 묻고 박지원이 답하다' 인터뷰에서 "어제 아침 부로 확실하게 정치로 나가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8월 추천·서류심사·면접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좌관 출신인 강모씨와 박모씨를 전략연 연구위원으로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원장과 서 전 원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폰 및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박 전 원장은 "1년간 제가 (국정원을) 떠나온 다음 (1년을) 기념해서 국정원에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것 같다"며 "제 보좌관 두 사람을 국정원 산하기관인 연구소에 연구위원으로 취업을 시켰는데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휴대전화 1대를 제외하곤 압수한 게 없다"며 "국정원장 할 때 쓰던 휴대폰이냐 하고 물어서 아니다 그 후에 쓴 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나를 그렇게 내몰아주는구나 생각했다, 그럼 가라는 대로 가야죠"라며 “(어제 압수수색이 출마 결심을) 확실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전남 목포 또는 전남 해남·완도·진도 출마가 예상됐던 박 전 원장은 그동안 정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해왔다. 주소지를 목포에서 서울 영등포구로 옮긴 사실이 알려지며 영등포 출마설도 나왔다. 박 전 원장은 '영등포로 출마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영등포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정치 현실로 간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전 원장의 발언에 '정치 앙숙' 손 전 의원은 즉각 '저격'에 나섰다. 손 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압수수색과 정치가 무슨 관계인가, 별 추잡스러운 핑계를 다 보겠네. 꼭 목포에 출마하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또 "정치인 생활 16년 동안 검찰로부터 잘 대우받고 안전하게 사셨나, 그래서 법사위를 선호했나"라고도 비꼬았다.
앞서 손 전 의원은 박 전 원장이 목포에 출마한다면 자신이 나서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지난해 7월 박 전 원장과 김종식 전 목포시장의 국회의원 출마설이 나오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물러설 때와 민심을 전혀 알지 못하는 두 분께서 설마 목포 출마를 결행하실까, 그렇게 되면 또 제가 나서야 하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목포 구도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손 전 의원은 2019년 당시 민주평화당 소속이었던 박 전 원장과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으며 이후 민주당을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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