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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인터넷·평판과 뇌…그 속의 과학, 만화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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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인터넷·평판과 뇌…그 속의 과학, 만화로 만난다

입력
2023.05.29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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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 시장 성장세 속 유형도 점차 다양화
지식에 사회적 메시지 더한 과학 그래픽노블들
'두 뇌' 협력하는 뇌에 대한 저명 교수진 강의
'숨은 시스템' 익숙해서 몰랐던 복잡한 세계로

'두 뇌, 협력의 뇌과학'과 '숨은 시스템'은 각각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돼 큰 호응을 얻은 과학 논픽션 그래픽노블들이다. 김영사·더숲 제공

'두 뇌, 협력의 뇌과학'과 '숨은 시스템'은 각각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돼 큰 호응을 얻은 과학 논픽션 그래픽노블들이다. 김영사·더숲 제공

지난주 서점가 종합 베스트셀러로 신작 자연과학도서가 등장했다. 물리학자 김상욱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이 그 주인공. 원자에서 인간까지 모든 존재의 우주론적 의미를 스토리텔링하듯 전한 이 책은 출간 후 2주간 베스트셀러 순위 20위권 안을 유지했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저자의 높은 인지도 외에 대중과학서적에 대한 독자의 늘어난 관심도 인기에 한몫을 했다. 지난해 교보문고에서 '과학' 분야의 판매 권수는 전년보다 11.4% 증가해 여행과 자기계발에 이어 큰 폭의 성장률을 보였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전체 출판 시장에서 '과학 기술' 발행 종수의 비중도 전년 동기보다 소폭 늘었다.

이런 흐름 속에 최근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과학 그래픽노블들이 국내에 잇따라 출간됐다. 규모의 성장이 유형의 다양화를 촉진한 결과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과학 분야지만, 만화라는 형식으로 장벽을 낮추고 사회적 메시지를 더해 친근함을 높였다는 게 공통점이다.

'두 뇌, 협력의 뇌과학'은 부부 과학자인 우타·크리스 프리스가 들려주는 사회 인지에 관한 강의를 그 아들인 논픽션 작가 앨릭스 프리스가 만화가 대니얼 로크와 함께 유쾌한 유머를 담아 정리했다. 김영사 제공

'두 뇌, 협력의 뇌과학'은 부부 과학자인 우타·크리스 프리스가 들려주는 사회 인지에 관한 강의를 그 아들인 논픽션 작가 앨릭스 프리스가 만화가 대니얼 로크와 함께 유쾌한 유머를 담아 정리했다. 김영사 제공

'두 뇌, 협력의 뇌과학'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저명한 우타·크리스 프리스 교수 부부가 들려주는 사회 인지에 관한 이야기다. 6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한 노학자들의 지식을 전한 건 이들의 아들이자 논픽션 작가인 앨릭스 프리스다. 그는 만화가 대니얼 로크와 함께 보다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내용을 풀었다. 책의 국내 출간을 기획한 이승환 김영사 편집자는 "권위 있는 저자들이 쓴 권위적이지 않은 뇌과학 서적"이라며 "위트 있고 겸손한 태도로 상호작용하는 뇌를 설명하는 내용이 신선했고 굉장히 쉽게 풀어 써서 국내 독자들도 흥미를 느낄 만한 지점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초반부는 뇌의 기본적 기능과 작동 원리, 신경과학 역사 등을 설명하는 뇌과학 입문서처럼 시작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사회적 협력이다. 왜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을 무작정 따라하는지, 평판은 왜 중요한 것인지 등의 답을 찾아가면서 뇌와 협력의 연관성을 입증한다. 저자들은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것이 우리 뇌에게 주어진 핵심 과제 중 하나"라며 "협력의 궁극적인 표현은 함께 세상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집단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협력하는 삶과 다양성 있는 사회가 뇌과학적으로도 타당한 방향이라는 의미다.

'숨은 시스템'의 댄 놋 작가는 물과 전기, 인터넷이란 시스템이 우리 사회의 밑바탕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설명한다. 더숲 제공

'숨은 시스템'의 댄 놋 작가는 물과 전기, 인터넷이란 시스템이 우리 사회의 밑바탕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설명한다. 더숲 제공

'숨은 시스템'도 과학적 정보를 철학적 관점에서 전한 작품이다. "숨은 시스템은 공학 이상의 것으로 우리의 삶과 사고를 만든다"고 보는 저자 댄 놋 작가는 균형 있는 사회를 위해 시스템을 바로잡으려면 이해가 먼저라는 생각에 이 책을 집필했다. 어떻게 모두가 쓸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물이 항상 수도에서 나오고 전기가 공급되는지 등 매일 사용하면서도 잘 모르는 인터넷, 전기, 물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만화로 정리했다. 백수연 더숲 편집자는 "지난해 카카오톡 먹통 사태나 남부지방의 극심한 물부족 상황 등을 겪고 국내 독자들도 이런 시스템 문제에 관심을 가지리라 예상했다"면서 "사회적 문제와 과학 지식을 융합한 점이 매력적"이라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인터넷 편(1부)에서는 추상적으로만 짐작하는 인터넷의 실제 구조를 명확히 그림으로 표현한다. 400여 개의 해저 선로를 모두 아우르는 약 130만㎞ 이상의 해저 케이블과 이름 없는 창고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세계 곳곳의 거대한 데이터센터 등 구체적 실체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인터넷이란 세계. 그 안에는 정치와 역사도 있다. 서유럽과 북미 대륙 등에 집중된 인터넷 접속 정도를 보여주는 세계 지도는 식민지 유산이 낳은 구조적 불평등을 드러낸다. 저자는 이런 문제의식을 통해 "시스템을 바로잡고 재해석해보면서 지구와 더욱 균형을 이루는 세상을 창조해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모두 공평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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