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재직 때 신 전 대표 인터뷰
공정성 시비에 첫 공판 하루 전 변경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공동 창립자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지난 3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한호 기자
‘테라ㆍ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신현성(38)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 사건 재판부가 첫 공판을 하루 앞두고 바뀌었다. 주심 판사가 과거 신문기자 재직 시절 신 전 대표를 인터뷰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공정성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신 전 대표 등의 사건 재판부를 형사합의13부(부장 명재권)에서 형사합의14부(부장 장성훈)로 변경했다. 법원 관계자는 “사건 내용과 재판부 사정 등을 고려해 재배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재판부의 주심판사였던 A판사는 중앙일보 기자로 일하던 2010년 신 전 대표를 인터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08~2010년 중앙일보에 몸담았는데, 당시 기사에서 티켓몬스터(티몬)를 창업한 신 전 대표를 조명하며 “사람의 정(情)을 아는 한국 기업가”라는 표현을 썼다. 기사는 다른 기자 이름으로 출고됐지만, 인터뷰는 A판사가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대표와 중앙일보의 관계가 복잡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 전 대표는 홍석현 중앙그룹 회장의 처조카이고, 차이코퍼레이션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앙그룹 계열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테라ㆍ루나 피해자들 사이에서 A판사가 재판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재판부 변경으로 26일 예정됐던 첫 공판도 미뤄졌다. 공판 기일은 추후 다시 지정된다.
신 전 대표는 테라 코인의 가격 고정 알고리즘이 실현될 수 없다는 걸 알고도 지속적 거래 조작 및 허위 홍보로 투자자들을 속여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거액의 손실을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차례 청구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자, 신 전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ㆍ배임ㆍ횡령, 배임증재,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25일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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