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강남 주택에서 발견된 외래 흰개미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발견된 흰개미 253마리를 박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흰개미 유입 경로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만큼 경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24일 환경부는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범정부 합동 역학조사를 진행해 서울 강남 주택에서 마른나무흰개미과(Kalotermitidae) 크립토털미스(Cryptotermes) 속 도메스티쿠스(Domesticus) 종 군체 253마리를 완전 박멸했다고 밝혔다.
도메스티쿠스 종은 호주에서 주요 해충으로 분류되는 흰개미로, 목조 건물 등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지난 17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이 흰개미 수십 마리가 나타났다며 글을 올렸고, 해당 흰개미가 목조 건축물이나 문화재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외래종으로 밝혀지며 정부의 조사가 시작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강남 주택에는 흰개미 253마리로 구성된 군체가 서식하고 있었다. 여왕 흰개미 등 생식 능력이 있는 개체는 100마리였으며 그 밖에 다른 군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정부는 흰개미가 해당 세대 바깥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세대 외 주변 지역에서는 흰개미가 발견되지 않았고, 도메스티쿠스 종 특성상 건물 밖으로 탈출해 야외 환경에 정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조사에 참여한 이원훈 경상대 식물의학과 교수는 "습한 환경에서 살기 어려운 종 특성을 고려해 해당 주택으로부터 100~300m 등으로 권역을 나눠 잠재적인 흰개미 서식 지점을 선정했다"며 "음파 탐지기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주변 지역에서는 흰개미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해당 흰개미에 대한 역학조사를 종료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해당 흰개미가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 밝혀지지 않아 확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박현철 부산대 생명환경화학과 교수는 "어떤 경로를 통해 종이 유입됐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더 이상 피해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입 경로에 대한 추가 조사는 없다"며 "외래 흰개미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적극적으로 방제 및 역학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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