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메이트-카라 방치견 예방 토론회
떠돌이개 중성화 및 돌봄사업 추진 필요
보호자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 길거리 생활을 하게 된 떠돌이개는 지방자치단체 보호소에 들어오면 대부분 안락사된다. 보호자를 찾거나 새 가족에게 입양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다. 방치견과 떠돌이개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들의 중성화 비율을 높이고 보호자 대상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0일 경기 파주시 파주시의회에서 열린 '방치견 예방과 주민 상생복지를 위한 토론회'에서는 방치견·떠돌이개의 양산과 안락사를 막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토론회는 파주시의회 의원연구단체 파주 애니멀메이트와 동물권행동 카라가 공동 주최했다.
이혜정 파주시의원에 따르면, 파주시에는 매년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등록되는 유실∙유기견이 약 700마리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파주시 농촌지역 방치견과 마당개의 번식으로 태어난 강아지들로 추정된다.
파주시 방치견들, 10마리 중 6마리는 안락사
파주시는 경기도에서 개 안락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전진경 카라 대표에 따르면, 파주시에서 올해 유기동물 252마리가 발생했는데 개가 241마리였다. 이 중 127마리(52.7%)는 안락사, 15마리(6.2%)는 자연사해 보호소에 들어온 개 58.9%가 죽었다. 안락사된 개들은 태어난 지 3개월 미만이 88마리(69.3%), 1년 안팎이 25마리(19.7%)로 대부분 강아지였다.
이는 파주 지역 반려인들의 개를 기르는 방식과 연관이 있다. 카라가 파주 지역 방치견을 조사한 결과 중성화한 개는 극소수였다. 대부분 마당에서 길러지고 있었으며 1m도 안 되는 짧은 목줄에 매여 있거나 아예 방치돼 찻길사고(로드킬), 올무, 쥐약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토론회에서는 중성화 실시와 반려동물 돌봄 교육으로 방치견의 숫자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농촌 지역 실외사육견 중성화 사업이 시행되면서 파주에서도 60마리를 중성화한 데 이어 올해도 150마리의 중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임영기 동물구조119 대표는 "마당개 중성화는 지속 가능해야 한다"며 "시민단체와 협업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전진경 카라 대표는 "농촌지역의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들의 연령층이 높은 편"이라며 "이들을 위한 반려동물 돌봄 교육 실시, 동물등록과 중성화 지원, 방치 사육 시 적극적 계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성화 이후 공동돌봄사업 시범 추진해야
특히 보호자를 특정할 수 없는 떠돌이개의 경우 중성화 이후 제자리 방사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카라는 2021년 서울시 민관협력 사업으로 이른바 '들개'의 포획 구조 및 사회화 활동을 한 결과 성견은 포획이 어렵고 포획 시에도 4개월령을 초과한 개의 경우 사회화 훈련 과정에 긴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4개월령 미만은 사회화를 통해 입양을 보내고, 4개월령 이상은 중성화 이후 제자리 방사를 하는 시범사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영기 동물구조119 대표는 "5년 전부터 실제 떠돌이개를 중성화한 후 제자리 방사(TNR)를 하고 있다"며 "이후 봉사자들이 사료급여, 개체별 건강체크, 위험요소 제거 등을 하면서 돌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유럽연합(EU)과 인도네시아, 홍콩, 네팔, 인도, 미국,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도 떠돌이개의 중성화와 제자리 방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떠돌이개 중성화와 공동돌봄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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