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구씨 尹 측근으로 분류… 억대 연봉 받아
병원도 인권위도… 檢 출신 챙기기 다시 도마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재직 시절 가깝게 지냈던 강진구(63) 전 법무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억대 연봉을 받는 '알짜 보직'인 한국가스공사 상임 감사위원에 내정됐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 출신 챙기기가 재차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가스공사는 6월 1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상임 감사위원 강진구 후보 등의 신규 선임 건을 의결한다고 23일 공시했다. 강 후보는 이사 선임 안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2년 동안 가스공사에서 일하게 된다. 가스공사 상임감사는 억대 보수를 받는 보직이다. 지난해 기본급에 성과상여금 등을 더해 총 1억6,000여만 원을 수령했다.
경북 안동 출신의 강 후보는 1989년 검찰 사무직 7급 공채로 입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검찰 재직 시절 측근으로 분류돼 왔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를 이끈 뒤 2014년 대구고검으로 밀려났다. 당시 대구고검 총무과장이던 강 후보와 인연을 맺은 뒤 친분이 쌓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됐을 때 강 후보를 서울중앙지검 요직인 사무국장으로 앉혔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에는 '검찰 일반직 1인자'로 불리는 대검찰청 사무국장 자리에 당시 수원지검 소속이던 강 후보를 추천했다. 다만, 당시 윤 총장의 추천은 수용되지 않고, 강 후보는 '넘버2'로 꼽히는 서울고검 사무국장에 배치됐다. 강 후보자는 2020년 8월 정년을 넉 달 남기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윤석열 정부에선 그동안 검찰 출신이 잘 가지 않던 자리까지 꿰차고 있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박경오 서울대병원 감사는 서울시 보건직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검찰에 파견돼 20년간 보건・의약 분야와 마약 범죄 수사를 담당했다. 서울대병원 감사는 임기 3년에 억대 연봉이 보장되는 자리로, 퇴직 수사관 출신 임명 소식에 병원 내 우려의 목소리가 표출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에는 김용원 전 검사를 차관급인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공기업의 한 고위임원은 "강 후보자의 경우 올해 초부터 가스공사 상임감사로 온다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빈자리만 생기면 검찰 출신들이 온다는 자조 섞인 얘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