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상] 다시 발끝으로 무대에 선 '엄마이자 발레리나'들

입력
2023.05.23 20:00
0 0

[ep.4] 유니버설 발레단 20년 차 발레리나 가방 털기

편집자주

당신의 가방 속엔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나요? 지금, 알파가 만나러 갑니다

[알파GO] ep.4 발레리나이고, 엄마입니다

[알파GO] ep.4 발레리나이고, 엄마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엄마가 된 후에도 무대에 설 것이라곤 상상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이죠. 체형을 유지해야 하는 데다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적이다 보니 발레리나들에게 출산이란 곧 발레 은퇴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알파GO] ep.4

[알파GO] ep.4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도 출산 후 무대 위를 뛰어오르는 무용수들이 늘고 있습니다. 두려움 앞에서 이들은 용기를 냈고, 다시 발끝으로 섰습니다. 발레와 육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날마다 단련 중인 3명의 발레리나를 만났습니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강미선(40)·손유희(39), 솔리스트 한상이(38)가 그 주인공. 강미선 무용수는 2021년 10월 아들을, 한상이 무용수는 2020년 2월에 딸을, 그리고 손유희 무용수는 2018년 쌍둥이를 출산했는데요. 이들을 다시 무대 위에 서게 한 원동력과 발레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가방을 함께 만나볼까요?

물건 1. 무대 위 기본템 - 토슈즈와 친구들

[알파GO] ep.4

[알파GO] ep.4

발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발끝으로 서 있는 발레리나들의 모습. 이 동작을 가능하게 하는 건 토슈즈라고도 불리는 포인트 슈즈입니다. 그런데 이 동작이, 출산 후 돌아온 발레리나들에겐 ‘두려움’이 됐습니다. 몸의 변화를 체감하게 했기 때문이죠. "몸의 중심이 완전히 달라진 거예요. 복귀해서 맨 처음 토슈즈를 신었을 때 '발레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부터 들었어요. 제대로 신을 때까지 시간이 좀 걸렸죠."(한상이)

그러나 이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세 사람은 모두 종횡무진 무대 위에서 활약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토슈즈, 무용수들이 직접 손으로 자르고 꿰매 가며 만들어 신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래서 발레리나들에겐 ‘반짇고리’ 역시 필수품입니다. 발레리나의 파우치에는 실과 바늘은 물론 가위, 커터 칼, 라이터, 본드, 심지어 펜치도 들어 있습니다. 연습실에서는 바느질 중인 무용수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고 해요.

물건 2. 쉴 틈 없는 근육 마사지템 - 풋롤러, 필라테스 볼, 케어링

[알파GO] ep.4

[알파GO] ep.4

출산 후 풀어진 근육을 다시 만들고, 연습 후 뭉친 근육을 관리하기 위해 발레리나들에겐 저마다의 '마사지 아이템'이 있습니다. 출산 전보다 줄어든 개인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일상에서 언제든 꺼내 들 수 있는 아이템인데요. 설거지하면서 풋롤러로 발 마사지를 하고, 아이와 놀이터에서 놀아주다가 필라테스 볼을 찾는 거죠. 아이를 안고 스트레칭을 하는 건 오히려 개운한 느낌까지 든다고요.

네덜란드 국립 발레단 같은 해외 유수 무용단에는 무용수들의 건강을 관리해 주는 물리치료사들이 상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출산 후 복귀한 무용수들도 재활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러시아·프랑스 등 해외에서 아이를 낳고도 오랫동안 활동을 이어가는 무용수들을 자주 볼 수 있는 건 이런 지원이 뒷받침되기 때문일 겁니다.

물건 3. 전투와도 같은 발레 - 각종 파스와 목 캔디

[알파GO] ep.4

[알파GO] ep.4

무대 위에선 한 없이 우아한 춤을 보여주는 발레리나들이지만, 이 동작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전투"와도 같다고 말합니다. 무용수들의 가방 안에는 진통·소염제는 기본, 붙이고 바르고 뿌리는 모든 종류의 파스가 갖춰져 있습니다. 객석에선 보이지 않지만, 무대 위 가득한 먼지들 때문에 목 캔디도 빠뜨릴 수 없는 아이템이고요.

한 번의 공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힘을 주었던 건 "기다리고 있을게요. 얼른 돌아오라"고 말해준 팬들이었습니다. 반면 "애는 어떻게 하고 공연하냐"고 묻는 야속한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발레리나들은 말합니다. 무대에 서는 것 역시, 자신들의 일이고, 아이에게도 일을 하면서 행복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요.

[알파GO] ep.4

[알파GO] ep.4

그동안 한국 발레단들에는 출산과 육아를 보장하는 시스템이 잘 마련돼 있지는 않았습니다. 강미선 무용수는 출산을 거치며 발레단의 육아휴직 규정을 함께 수정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더 많은 후배 무용수에게도 발레를 계속할 수 있다는 원동력을 주기 위해서요. 아름다운 춤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무용수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아래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연출·편집 박고은 / 취재 양진하 / 촬영 박고은 김광영 현유리 / 인턴PD 김지원·박수빈



양진하 기자
박고은 PD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