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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게임사가 판을 깔자 게이머들이 신나게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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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게임사가 판을 깔자 게이머들이 신나게 즐겼다

입력
2023.05.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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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행사 7000명 몰려
팬이 자발적으로 만든 '2차 창작' 부스 성황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게임 '블루 아카이브' 국내 출시 1.5주년 기념행사 모습. 이날 행사에는 사전 예매한 7,000명이 참석했다. 넥슨 제공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게임 '블루 아카이브' 국내 출시 1.5주년 기념행사 모습. 이날 행사에는 사전 예매한 7,000명이 참석했다. 넥슨 제공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1전시장 앞에 아침부터 7,000명에 이르는 인파가 몰렸다. 넥슨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국내 출시 1.5주년을 기념한 첫 단독 오프라인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줄의 후미가 행사장에 들어설 때쯤 약 1만㎡에 이르는 전시장 앞쪽에는 이미 양팔에 낀 가방에 굿즈(기획상품)를 잔뜩 채운 팬들이 게임 내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를 응원했다. 행사의 말미에는 가수 윤하가 등장해 1.5주년 기념곡 'Thanks to'를 부르면서 분위기가 절정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서 눈에 띈 것은 블루 아카이브 특유의 강렬한 팬덤 분위기다. 실제 행사 내용의 상당 부분을 팬들이 직접 채웠다. 넥슨은 공식 굿즈 판매대 외에 2차 창작(게임의 내용을 토대로 팬이 직접 만드는 상품) 그룹 84개가 부스를 개설해 직접 만든 굿즈를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 내 캐릭터로 분장하는 코스프레를 한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넥슨 관계자는 "회사가 공식 굿즈를 만들기 전부터 팬들이 자발적으로 2차 창작물을 냈고 공식 굿즈를 내달라는 요청이 줄을 이었다"고 말했다.


팬덤 끈끈한 서브컬처 게임... "공식보다 먼저 2차 창작"

20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게임 '블루 아카이브' 국내 출시 1.5주년 기념행사에 개설된 2차 창작자의 굿즈 부스 모습. 넥슨 제공

20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게임 '블루 아카이브' 국내 출시 1.5주년 기념행사에 개설된 2차 창작자의 굿즈 부스 모습. 넥슨 제공


지금까지 게임의 오프라인 이벤트는 주로 특정 게임사나 다수 게임사가 한꺼번에 참가하는 박람회에서 진행하는 형식이 많았다. 집 안이나 손안에서 즐기는 문화의 특성상 행사 참여의 수요를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단일 게임을 소재로 한 오프라인 이벤트가 팬들의 참여로 덩치를 불리는 추세다. 오히려 팬들이 나서서 자체 행사를 열기도 한다.

평범한 게이머 입장에서도 이런 행사는 환영이다. 화면을 넘어 게임을 함께 즐기는 같은 게이머와의 동질감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블루 아카이브의 팬 김모(22)씨는 긴 줄을 바라보며 "부스의 굿즈를 사기 위해 일찍부터 줄을 섰는데 원하는 상품이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중국 게임개발사 호요버스가 만든 '원신'과 더불어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으로 불린다. 서브컬처란 하위문화를 뜻하지만 게임업계에선 일반적으로 일본식 만화·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스토리·캐릭터에 힘을 주는 게임을 가리킨다. 호요버스는 지난해 7월 말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에서 '원신 여름축제'를 개최해 일주일 동안 3만 명이 넘는 팬들을 불러 모았다. 길게 늘어진 입장 대기열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호요버스는 올해도 비슷한 이벤트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20주년 '메이플스토리' 19주년 '마비노기'도 이벤트

지난달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한 '메이플스토리' 20주년 기념 '메이플 팬 페스트'에서 게임 팬들이 2차 창작자 부스 앞에 줄을 서고 있다. 넥슨 제공

지난달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한 '메이플스토리' 20주년 기념 '메이플 팬 페스트'에서 게임 팬들이 2차 창작자 부스 앞에 줄을 서고 있다. 넥슨 제공


이런 풍경이 서브컬처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유서 깊은 인기 게임도 이벤트를 연다. 넥슨은 지난달 말 '메이플스토리'의 서비스 20주년을 기념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팬 페스트를 열었는데, 이 행사에서도 2차 창작자들은 '금손상점'이라는 이름으로 동참했다. 6월 중순에는 19주년을 맞은 '마비노기'를 주제로 4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 '판타지 파티'를 여는데 역시 함께 참여할 창작자를 모집 중이다.

게임사가 창작자들을 장려하는 것은 마케팅 목적 외에 열성 팬과의 만남을 통해 유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블루 아카이브 제작사 넥슨게임즈의 김용하 총괄 PD와 메이플스토리의 개발을 총괄하는 넥슨의 강원기 디렉터도 각각 행사장에 직접 와서 팬들을 만났다. 김 PD는 행사를 마친 후 "많은 창작자분들과 선생님들께서 페스티벌에 동참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꾸준히 게임 안팎의 즐길 거리를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양=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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