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과 '탈출'로 동시 초청돼
'잠'은 공포, '탈출'은 재난영화
"가족과 함께 영화제 즐기는 중"
4년 전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 수상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올해는 출연작 2편이 동시에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잠’은 비평가주간 명단에 올랐다. 배우로서 쉬 경험하기 힘든 일. 22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이선균은 “언제 또 있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라며 환히 웃었다.
‘탈출’과 ‘잠’은 닮은 점을 찾기 힘든 영화다. 이선균이 출연했다는 점과 가족이 등장한다는 것 정도가 공통분모다. ‘탈출’은 재난영화다. 공항대교에 짙은 안개가 끼어 연쇄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사람들이 고립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살상무기로 개발된 실험견들이 탈출한다. 스릴과 가족애를 섞은 대작으로 제작비 185억 원이 들었다. 이선균은 공항대교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청와대 행정관 차정원을 연기했다. ‘잠’은 공포영화다. 남편이 몽유병에 시달리면서 아내가 끔찍한 상황과 맞닥트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공포에 코미디를 살짝 얹은 영화로 제작비는 30억 원이다. 이선균은 몽유병 환자 현수 역할을 맡았다.
‘잠’은 22일 오전 11시에, ‘탈출’은 23일 오전 1시에 공식 상영됐다. 두 영화가 첫선을 보이기까지간격은 13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이선균은 짧은 시간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바쁜 일정을 보냈을 만하다. 그는 “일단 ‘잠’은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출’은 컴퓨터그래픽(CG)이 연기와 어떻게 합성됐는지 보지 못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불안했다”고 털어놓았다.
‘탈출’은 이선균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대작 재난영화 출연은 처음이었다. 그는 “저는 약간 비주류 이미지라 이런 대작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출연 제안이 잘 들어오지 않기도 했다”고 말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실험견은 대부분 CG로 만들어졌다. 이선균은 촬영장에 실재하지 않는 존재의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연기를 해야 했다. 이전 영화들에선 해보지 못했던 일이다. 그는 “처음엔 연기가 가능할까 의문을 품으면서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함께 있었다”고 했다. “이런 장르 영화들이 더 많아질 텐데 좋은 연기 경험을 한 것 같아요.”
2014년 ‘끝까지 간다’로 칸영화제를 처음 찾은 이후 ‘기생충’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칸 방문이다. 그는 “‘기생충’이 큰 사랑을 받아서인지 칸에서 저를 알아봐주고 (근황을) 궁금해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칸영화제 일정은 배우인 아내 전혜진, 중학생 두 아들과 함께하고 있다. 가족은 ‘잠’과 ‘탈출’을 관객 속에서 관람했다. 이선균은 “큰애가 유학을 가야 해서 (칸에서 가족이 같이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