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돌산 주민들 서명운동 돌입
대책위, 1000여 명 규모 집회 준비
시민단체도 "MOU 철회해야" 반발
여수시 지역 반대 기류 확산에 '난색'
"재검토 어려워…주민 의견 살필 것"
전남 여수시가 돌산읍 무슬목 일대에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주민 반발이 거세다. 관광단지 내 골프장 오폐수로 인한 어족 자원 피해를 우려하면서다. 주민들은 최근‘무슬목 관광개발 반대 대책위원회(무슬목 대책위)’를 꾸리고 집회와 서명운동에 착수했으며 여수 시민사회단체들도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여수시는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1조 원 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중단할 수는 없다”고 난색을 표명했다.
무슬목 대책위가 22일 무슬목 관광단지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주민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날 대책위에 소속된 각 마을 이장·어촌계장들은 주민 1만3,000여 명 달성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이를 전남도와 여수시,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에 전달할 방침이다. 대규모 주민 집회도 준비 중이다. 서명운동이 마무리되는 대로 여수시청에서 주민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국수산업경영인 여수시 연합회, 신월‧화양 어촌계 등 여수 가막만 해역을 중심으로 한 주민들도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시민단체들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수YMCA·YWCA, 여수환경운동연합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최근 성명을 내고 "원칙과 철학도 없고 주민에 대한 배려도 없으며 사업자 배를 불리는 MOU(업무 협약)를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돌산지역은 난개발로 인한 환경문제와 교통문제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며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과 시민들의 건강과 삶이 직접적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슬목 목장 용지는 전남도 천연기념물인 고니 도래지”라며 “천연기념물의 월동지를 어떤 행정절차 및 인허가를 통해 물을 빼고 토사를 메웠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무슬목 일원은 지적공부에 등록돼 있으나 물에 침식돼 수면 밑으로 잠긴 토지로 봐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다”며 “관계기관은 무슬목이 물에 잠긴 토지로 봐야 하는지 명확히 판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수시는 “MOU 철회나 사업 재검토는 어렵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해선 관광개발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무슬목 일원의 경우 수십 년째 방치된 땅에 투자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는 "생태계 파괴 우려는 환경·교통영향평가, 도시계획허가, 경관계획승인 등 수많은 행정절차들이 남아 있어 문제점이 없는지 들여다볼 것”이라며 “관련 절차 진행 과정에서도 주민 설명회와 공청회 등 절차가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무슬목 관광단지의 경우 2030년까지 개발을 완료한다는 것이 목표”라며 “개발이익 환수 등에 대해선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모아그룹과 여수레저개발은 2030년까지 무슬목 일원 141만5,000㎡ 부지에 7,010억 원을 들여 휴양형 해양레저복합단지를 조성한다. 200실 규모 5성급 호텔과 890실 숙박 시설, 2,000석 규모 컨벤션센터, 음식 테마파크, 해안유원지, 18홀 규모 대중골프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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