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히로시마 G7의 결속과 틈새

입력
2023.05.23 00:00
27면
0 0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핵비확산, 기후위기와 청정에너지, 식량안보, 인권 등의 의제들과 함께 경제안보 이슈가 논의되었다. 공동성명을 읽어보면 경제안보 부문에서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기술과 핵심광물의 공급망 안전성 강화와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는 조정 플랫폼 구축 등이 언급되었다. 첨단기술의 군사적 활용에 따른 평화와 안보 위협을 강조하면서 첨단기술 수출과 투자통제 및 이를 위한 다자 협력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청정에너지로의 전환과 공급망 안전성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개도국에서 진행 중인 핵심광물 채취와 가공과정이 환경 및 노동 친화적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경제적 취약성과 의존성을 무기로 삼아 상대국에 압력을 가하고 피해를 입히는 경제적 강압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회원국과 파트너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경제적 강압 조정 플랫폼을 설립하여 조기 경고, 정보 공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제안보 부문 공동성명에서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특정 국가가 단 한 번도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경제안보 조치들이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임은 명백하며 히로시마 G7 회의를 통해 미국 및 서방국가들과 중국 러시아 간의 대립구도가 보다 뚜렷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필자는 독일 프랑스 영국 EU의 대중 전략이 어떻게 수렴되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회의를 지켜보았다. EU는 미중 경쟁이 심화되는 와중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내세우며 미국의 대중 전략과 차별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2020년 중국과 포괄적 투자협정 체결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2021년 신장 위구르 인권을 둘러싼 EU와 중국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협정이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EU 회원국인 리투아니아의 대만대표부 설치에 중국이 반발하여 경제적 강압 조치를 실행하면서 EU와 중국의 갈등이 더욱 깊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 안에서 중국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조금씩 차이가 있고 특히 독일 숄츠 총리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각각 중국을 방문하여 자국과 중국 간 경제협력 강화를 논의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올해 초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한 연설에서 '위험완화(de-risking)'를 유럽의 대중 전략 개념으로 제시하며 미국의 탈중국 디커플링 전략과 차별화하였다.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단절하기보다 계속 유지하되 다만 중국 의존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는 다변화와 협력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히로시마 G7 회의가 대중 견제를 위한 협력 강화의 외양을 띠고 관련되는 내용들을 포함하는 동시에 공동선언 전문에 경제안보를 디커플링이 아닌 위험완화에 토대를 두겠다고 명시하였다는 점이다. 위험완화 전략이 중국과 경제 관계를 포기할 수 없는 현실과 중국 위협을 견제할 필요성 증대 사이의 균형점으로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대중 경제 전략으로 디커플링을 대신하여 최종 합의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이 위험을 부과하는 국가가 아니며 이 역시 탈중국화의 다른 표현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다만 우리 역시 정치 군사 이념적 대립의 심화 속에서도 경제 협력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혼란스럽고 복합적인 현실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전략 개념을 상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영자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