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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반려견 덕에 먼지털이 검찰 수사 트라우마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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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반려견 덕에 먼지털이 검찰 수사 트라우마 극복"

입력
2023.06.01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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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에세이 '나에게도 개행복' 펴낸
문재인 정부 첫 정무수석 전병헌 전 의원
"검찰 표적 수사와 피의사실 공표에 고통"
"반려견 '다온' '모아' 덕분에 일상 지켜내"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전병헌 전 의원이 5월 2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반려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소진 기자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전병헌 전 의원이 5월 2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반려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소진 기자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는 기분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미국 대통령이 처음 방한한 날 압수수색하며 시작된 검찰 수사는 제 모든 것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2017년 11월 전병헌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고위인사 가운데 첫 검찰 수사대상이 됐다. 청와대 정무수석이던 그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날벼락을 맞았다. 검찰은 그에게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징역 8년 6월을 구형했다.

수사는 요란했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검찰이 그를 상대로 두 차례 청구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고, 재판에서도 대다수 혐의가 무죄 판단을 받으면서 집행유예로 마무리됐다. 단 하루도 수감된 적은 없지만 검찰 수사는 '잘나가던' 정치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전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자신을 겨눴던 검찰 수사를 ‘먼지털이식 과잉수사’로 규정했다. 알지도 못하는 일들이 피의사실로 매일 언론에 공표됐고, 검찰이 '별의별 건'을 묶어 15건을 기소했다는 것이다. 그는 “결과적으로 보면 검찰 수사는 허무하게 끝났지만 나에겐 너무 힘들었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전 전 의원은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지금도 사건 관련 서류를 보지 못한다고 했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반려견 '다온', '모아'.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반려견 '다온', '모아'.

공황 상태에 빠졌던 그를 구해준 것은 반려견이었다. 전 전 의원의 휴대폰 메모장과 사진첩에는 반려견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현재까지 5년 기록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그는 반려견이 전해준 행복을 나누고자 최근 ‘나에게도 개행복’이라는 책을 펴냈다. 반려견이 곁에 있어 정말 행복하다는 내용이다. 전 전 의원은 “이 작은 생명체가 가족을 보듬어주고, 큰 위로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반려견을 통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에 대한 존귀함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반려견과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2017년 11월 말, 반려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딸이 몰티즈를 입양하자고 제안했다. 첫눈에 반해 입양한 반려견의 이름은 ‘다온’. 새로운 시작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아내는 처음엔 강아지 입양을 반대했지만, 지난해에는 두 번째 강아지(모아) 입양에 적극 찬성할 정도로 변했다.

반려견은 산책해 주는 사람을 진짜 주인으로 여긴다. 지금도 반려견의 아침 산책은 전 전 의원이 맡고 있다. 산책은 매일 30분가량, 한 마리씩 진행한다. 두 반려견의 성격 차이를 고려한 조치다. 산책 코스도 반려견에 맞춰 따로 짰다. 산책하며 길가에 보이는 다른 반려견의 배변을 치우는 것도 전 전 의원의 중요한 일과다.

3선 중진의원, 원내대표, 청와대 정무수석 등 굵직한 정치이력을 지녔지만 전 전 의원은 최근 반려견의 시선으로 새롭게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동물의 비물건화를 위한 민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법무부는 2021년 10월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규정을 신설한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야가 올해 4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아직 한 번도 상정되지 않았다.

전 전 의원은 그러면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사랑을 받는 ‘퍼스트 도그’부터, 가장 밑바닥에 있는 ‘라스트 도그’까지. 부족한 반려견 놀이터, 유기견 안락사 문제, 식용 개 논란 등 현안이 많아요. 동물 보호 문제에 국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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