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징역 선고에 "유족 더 큰 슬픔" 글
사형제도 부활·집행 촉구 탄원서 제출
택시기사와 집주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지난 1월 경기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동거여성과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이기영(32)에 대해 유족이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기영에게 살해 당한 택시기사 딸이라고 밝힌 A씨는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기영의 무기징역 선고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반년 넘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족들을 더 힘들게 하는 판결이 나왔다”며 “재판 결과를 납득할 수 없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부장 최종원)는 19일 강도 살인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9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기영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이기영이 죄를 인정한 점과 공탁한 사실을 참작해 1심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에 대해 “피해자 유족이 합의를 거부해 받지 않은 공탁이 무슨 이유로 피고인의 양형에 유리한 사유가 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지은 사람의 강제된 사과는 피해자에게 있어 도리어 폭행과 같다”며 “피고인은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그러면서 “사형제도 부활과 집행, 혹은 대체 법안에 대해 건의하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접수하고 있다"며 "이기영과 같은 살인범이 사회에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법 제도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기영이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A씨 가족과 주고 받은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했다. A씨는 “(이기영이) '교통사고를 냈는데 사망자가 생겨 뒤처리를 하고 있다'고 거짓말했다”면서 “경찰서에 가서 사고 조회를 한 결과, '아버지 교통사고 접수가 아예 없다'는 얘길 듣고 심장이 쿵 떨어졌다. 아버지 실종 신고 후 돌아온 연락은 부고 소식이었다”고 적었다.
A씨는 특히 이기영이 아버지 살해 직후 아버지 휴대폰에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본인 통장으로 잔고를 이체한 뒤 남긴 송금 메모를 공개하면서 “남의 아버지 죽여놓고 보란 듯이 ‘아버지상’이라고 메모해 사람을 우롱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고 분노했다.
A씨는 “아버지 시신 신원확인을 위해 장례식장 영안실에서 장례지도사가 아버지 얼굴 훼손이 심해 충격받을 수 있어 보는 것을 극구 말렸다”며 “남동생이 유일하게 봤는데 오랜 시간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했다.
이기영 살해사건 피해자 딸이 온라인에 올린 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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