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아시안프로골프투어 등에서 잔뼈가 굵은 백석현(32)이 ‘와이어 투 와이어’로 생애 첫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백석현은 21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 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3개에 이글 1개, 버디 3개를 잡아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백석현은 캐나다 교포 이태훈(32)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백석현은 나흘 동안 리더보드 상단을 지켜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정규투어 4년 시드와 함께 상금 2억6,000만 원을 받았다.
중학생 때 태국으로 건너간 백석현은 태국에서 프로 선수를 시작했다. 아시안프로골프투어와 일본투어 등에 주로 나선 그는, 군 제대 이후인 2021년에야 KPGA 코리안투어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140㎏이던 몸무게를 80㎏으로 감량한 사연이 화제가 된 적은 있지만 성적으로 주목받은 적은 없었다. 올해도 이 대회에 앞서 4차례 대회에 나섰지만 두 번이나 컷 탈락했고, 공동 45위가 최고 성적이었기에 백석현의 우승을 예견한 사람은 없었다.
1타 차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백석현은 4번 홀(파5) 이글과 5번 홀(파3) 버디로 신바람을 낸 뒤 10번 홀과 12번 홀 징검다리 버디로 경쟁자들의 추격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14번 홀(파3)과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이태훈에게 2타 차로 쫓겼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티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도 그린 오른쪽 벙커로 빠졌지만 다행히 네 번째 샷을 핀 50㎝ 옆에 붙이며 보기로 막아내 정상의 자리를 지켜냈다.
백석현은 경기 후 “내 인생 최고의 샷은 18번 홀 네 번째 벙커 샷이었다. 다시 치라고 해도 그렇게 칠 자신이 없다”며 웃었다.
백석현의 이번 대회 우승 원동력은 그동안 애를 먹였던 퍼팅이었다. 백석현은 이번 대회에서 볼을 보지 않고 컵을 보고 퍼트하는 이른바 ‘노룩 퍼팅’이 뜻밖에 좋은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한번 해보자고 했는데 잘 됐고, 4m 이내 퍼트는 모두 볼 대신 홀컵을 보고 쳤다. 하지만 우승 퍼트 때는 너무 떨려서 손만 보고 쳤다”고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이어 “4년이라는 시드가 생겼으니 여유 있게 스윙을 고치면서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성유진(23)이 15번째 '매치 퀸'에 등극했다. 성유진은 강원 춘천시 라데나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동갑내기 박현경을 4홀 차로 누르고 생애 두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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