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 ‘전설’ 최경주(53)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1라운드 잔여 경기와 2라운드 등 25홀을 몰아치는 강행군 속에서도 언더파를 기록하며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최경주는 1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경기에서 1라운드 잔여 7홀과 2라운드 18홀 등 25홀을 거의 휴식 없이 소화했지만, 1라운드에서 이븐파, 2라운드에선 1언더파, 중간합계 1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2라운드 17번홀까지 모두 파를 기록한 그는 마지막 홀(파5)에서 2m 거리의 첫 버디를 잡고 환하게 웃었다.
최경주는 “시차 때문에 일찍 일어났다. 피곤했지만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핀 위치가 어려워서 아이언 샷을 세밀하게 제어했어야 했는데, 이 부분이 잘 안 됐다. 그래도 보기 없이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행복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 대회 12년 연속 컷 통과 기록도 가지고 있는 최경주는 '최다 컷 통과' 기록을 20번으로 늘렸다. 그는 26회째인 이 대회에 최다 출전(21회) 최다 우승(3회) 기록도 갖고 있다.
SK텔레콤 오픈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최경주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터와 퍼터 그립을 바꿨다. 필드에서 젊은 후배들과 겨루려면 '그린에서 앞서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퍼터는 오디세이 투볼 퍼터로 바꿨다. 특히, 퍼터를 오른손이 그립을 쥐는 게 아니라 손가락을 펴서 붓질하듯 스트로크 한다. 그립을 바꾼 이유는 압박감을 느낄 때 스트로크가 강해져서 볼이 겨냥한 것보다 왼쪽으로 가는 현상을 막는 데 적격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정찬민, 김비오 등 코리안투어 대표 장타자들과 한 조에서 플레이를 한 최경주는 후배들의 호쾌한 장타쇼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2014년에 더스틴 존슨, 게리 우들랜드와 플레이했는데, 100야드씩 차이가 나더라. 그 선수들이 샌드로 세컨 샷할 때 나는 5번 아이언을 잡았다. 그래도 내가 이겼다”면서 “골프는 참고 인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경주는 “코스와 그린 컨디션에 따른 구질 선택 등 세밀한 점만 가다듬으면 세계적인 선수가 될 후배가 많다”면서 “그래서 기분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피로회복을 위해 휴식과 좋아하는 삼겹살을 먹겠다고 밝힌 최경주는 “마냥 쉬는 것은 아니다. 아이언, 퍼팅 등 이틀간 나온 실수를 보완하는 데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경주는 “오늘까지 6, 7언더 정도를 만들면 주말에 선두를 쫓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선두와 차이가 크다”면서 “그래도 좋은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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