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 참사 희생자 모욕" 비난 쇄도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州)에서 폭우와 홍수로 사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미국 '록의 전설'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18일(현지시간) 피해 지역 인근에서 콘서트를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스프링스틴은 페라라시의 바사니 공원에서 콘서트를 진행했다. 스프링스틴은 관객들에게 "챠오(Ciao·안녕하세요), 페라라"라고 외친 뒤 첫 곡으로 '노 서렌더(No Surrender·항복하지 않는다)'를 불렀다. 스프링스틴의 페라라 콘서트 티켓 5만 장은 매진됐으며, 콘서트 시작 30분 전에 3만7,000명이 입장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스프링스틴의 열혈 팬으로 알려진 방송인 티지아나 페라리오는 트위터에서 "스프링스틴을 좋아하지만, 사망자와 진흙탕에 잠긴 마을을 생각하면 페라라 콘서트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지역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것보다는 가서 진흙에 빠진 사람들을 꺼내주고 도와주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도 "불과 몇 ㎞ 떨어진 곳에서 사람들이 모든 것을 잃었는데, 5만 명의 팬은 어떤 정신으로 콘서트에 참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 행사의 기획자인 클라우디오 트로타는 "침수 지역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지만 페라라는 위험 지역이 아니며, 학교도 문을 닫지 않았고, 기상 예보관이 예측한 대로 날씨도 좋아졌다"고 해명했다.
알란 파브리 페라라 시장 역시 페이스북에서 "페라라가 스프링스틴의 콘서트를 취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에밀리아-로마냐의 비극에 무감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유감"이라고 썼다. 그는 "수천 명의 관광객이 페라라에 이미 도착한 상황에서 콘서트를 단기간에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록 음악의 전설인 스프링스틴은 그래미상만 20개를 받은 음악인으로, 1억5,000만 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했다.
에밀리아-로마냐주에는 지난 16, 17일 평균 200∼5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이는 이 지역의 연평균 강우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폭우로 인해 23개 강의 제방이 무너져 41개 도시와 마을이 순식간에 물에 잠겼으며, 사망자도 11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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