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찔리고도 선처 요청 남자친구 덕에 20대 여성 집행유예

"살인미수 인정되지만 남친 의사 반영"

대전지법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20대 여성이 자신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크게 다쳤는데도 선처를 요청한 남자친구 덕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 최석진)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과 폭력 치료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 3일 오후 10시쯤 세종시 한 아파트에서 술에 취해 흉기로 남자친구 B(38)씨의 배와 얼굴을 찌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부에 "범행 당시 만취해 심신 미약 상태였고, 살인의 고의도 없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상해 부위나 찌른 강도로 볼 때 미필적이라고 할지라도 피고인이 치명적인 위협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 살인미수 행위가 인정된다"면서도 "원한 관계나 악한 의도가 아닌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남자친구가 피고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하며 알코올 중독 치료에 힘쓰겠다고 한 점 등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대전 =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