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 떠나 SK로 전격 이적
계약 기간 3년, 첫해 연봉 7억5,000만 원
중앙대 신화 주역 김선형과 다시 호흡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줄 알았던 국내 최고 파워포워드 오세근(36)이 서울 SK로 향했다. 2011년 프로 데뷔 후 10년 넘게 한 팀에 몸담았던 상징적인 선수가 2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서 격돌한 라이벌 팀 유니폼을 입는 ‘충격의 이적’이다. 이로 인해 과거 중앙대 시절 52연승 신화를 썼던 콤비 오세근과 김선형(35)은 12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SK 구단은 18일 “자유계약선수(FA) 오세근과 계약 기간 3년, 첫해 보수 총액 7억5,000만 원(연봉 5억5,000만 원·인센티브 2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2022~23시즌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오세근을 품은 SK는 정규리그 MVP 김선형, 외국인 MVP 자밀 워니를 비롯해 역대 최강 전력을 완성했다. 다만 오세근 영입으로 내부 FA 최준용과는 사실상 결별했다.
오세근은 30대 후반에 접어들지만 여전히 경쟁력이 넘친다. 큰 키(200㎝)에 단단한 근육질 몸을 자랑한다. ‘건세근(건강한 오세근)’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말도 농구계에 흔히 나온다. 오세근의 진가는 올해 챔프전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7경기 동안 평균 35분 56초를 뛰며 19.1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해 KGC인삼공사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적장이었던 전희철 SK 감독은 “오세근 때문에 머리가 아플 정도”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제물포고-중앙대를 졸업한 오세근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의 지명을 받아 우승 반지만 4개를 꼈다. 신인 시절인 2011~12시즌 팀에 창단 첫 우승을 안기고 그해 신인상을 받았다. 2016~17시즌엔 정규리그와 챔프전, 올스타전 MVP를 휩쓸었다. 네 번의 우승 후 FA 자격을 얻은 오세근은 나이도 있는 만큼 KGC인삼공사에서 영구결번(11번)을 남기고 우승과 함께 명예롭게 은퇴한 팀 선배 양희종의 뒤를 따를 것으로 보였지만 헤어질 결심을 했다.
오세근은 SK와 계약 후 “2011년 프로농구에 데뷔한 후 KGC인삼공사에서 네 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이뤘다”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선수 생활은 새로운 환경과 팀에서 뛰며 또 다른 우승을 위해 노력해보고 싶었다”고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대학 시절 함께 영광을 이뤄냈던 중앙대 동기 김선형과 같이 뛰어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둘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중앙대의 52연승 신화를 썼다.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2010년엔 한국 농구 사상 유일무이한 쿼드러플 더블(네 자리 부문 두 자릿수 기록)을 작성했다. 김선형은 오세근의 계약 소식이 알려지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2년 만에 다시 입는 같은 유니폼’이라는 글과 함께 오세근과 같이 있는 사진을 올렸다.
오세근은 “SK는 우승에 근접한 팀이고, 선수들이 가고 싶어 하는 구단”이라며 “아울러 중앙대 전성기를 함께 했던 (김)선형이를 비롯해 친한 선수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 생활 마지막을 재미있게 같이하고 싶은 마음에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팀을 옮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전 소속팀과 팬들에게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전했다. 오세근은 “KGC인삼공사 구단과 팬들이 보내준 사랑과 성원은 절대 잊지 않겠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