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3D 화상회의 시스템 '스타라인'
가상현실 헤드셋보다 편하고 실감 나
실제 출시 여부 미정... "수요 많을 것"
그저 TV처럼 생긴 스크린 앞에 앉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회의실로 순간 이동을 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저 앞에 있는 게 스크린이란 걸 알고 있음에도, 진짜 사람이 앉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생생함이 놀라웠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이용해 본 3차원 화상회의 시스템 '스타라인'(starline) 얘기다.
스타라인은 회의 상대방을 3차원으로 실시간 렌더링(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로 변환)해주는 기술이다. 구글은 2021년 5월 연례 개발자대회(I/O)에서 스타라인 프로젝트를 처음 공개했다. 당시 스타라인은 부스 형태였으나 최근엔 대형 TV에 보다 가까워졌다. 훨씬 접근하기 쉽고 실용적으로 진화goT다.
11일 I/O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 본 스타라인은 기대 이상으로 몰입감이 상당했다. 상대방의 모습과 말소리가 거의 시간차 없이 입체적으로 전달되다보니, 스크린이 아니라 마치 창문을 사이에 두고 실제 사람과 마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줬다. 손만 뻗으면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생생한 현장감이 돋보였다. 화면 너머 상대방이 주먹인사를 하자면서 갑자기 손을 쭉 뻗을 땐, 진짜 주먹이 화면에서 튀어나오는 것 같아 살짝 뒷걸음질을 칠 정도였다.
구글에 따르면 스타라인 시스템은 △65인치 스크린 △카메라 △스피커로 구성돼 있다. 모니터 위쪽과 양옆에 달린 카메라는 모니터 앞 사람의 얼굴 및 신체 움직임을 초당 60프레임 포착해 상대방의 스크린으로 전송한다. 무겁고 답답한 가상현실 헤드셋같은 기기를 따로 착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용이 간편하고 어지러움같은 부작용도 거의 없다.
그러나 아직은 한계도 있다. 가장 큰 약점은 1대1 회의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기술로는 두 명 이상을 동시에 포착해 3차원으로 구현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수 사람이 참석하는 실제 회의에 사용하려면, 이 문제와 함께 화질도 더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였다.
구글은 스타라인의 출시 여부에 대해선 "미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부적으로만 활용하던 스타라인을 지난해 말부터 세일즈포스·위워크·티모바일 등 일부 기업에 시범 제공하기 시작한 점으로 미뤄, 양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에선 가격만 합리적이라면 반향이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자연스럽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기존 화상회의의 단점을 단번에 극복할 수 있어서다. 테크크런치는 "머리에 뭔가(헤드셋)를 써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는 것만으로 매력적"이라며 "원격근무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어 많은 기업이 구매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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