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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3차 발사 이제는 실전이다

입력
2023.05.17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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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총조립동에 결합된 채로 보관되어 있는 누리호 1, 2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총조립동에 결합된 채로 보관되어 있는 누리호 1, 2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5월 24일, 누리호가 우주를 향한 세 번째 비행에 나선다. 3차 발사의 가장 큰 의미는 누리호 발사가 시험비행이 아닌 실전이라는 점이다. 지난 1차, 2차 발사 때 누리호는 실제 위성이 아닌 중량물이나 성능검증위성을 탑재했다. 그런데 이번엔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위성을 탑재한다. 발사 충격과 진동, 소음으로부터 인공위성을 보호하면서 위성이 요구하는 궤도에 정확히 도달해야 한다.

3차 발사는 다중위성 발사 능력을 확보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KAIST의 차세대 소형위성 2호, 한국천문연구원의 도요샛 4기, 국내 민간기업 3곳의 큐브위성 3기 등 총 8기의 실제 인공위성이 누리호에 실린다.

누리호는 고도 550㎞ 태양동기궤도에서 먼저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분리하고, 큐브위성 7기를 20초 간격으로 궤도에 내보내게 된다. 초속 약 7.6㎞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며 위성을 분리해야 하는데, 위성끼리 또는 발사체와 충돌하지 않도록 정확한 자세와 시간에 사출해야 한다. 이번 도전에 성공한다면 우리는 한 번의 발사로 여러 위성을 동시에 우주 궤도에 투입하는 능력도 갖게 된다.

이번 발사는 누리호의 신뢰도를 높여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신규 우주발사체의 안정성을 입증하려면 반복 발사를 통해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누리호는 3차 발사를 포함해 2027년까지 네 차례 발사하며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항우연이 축적한 발사체 설계·시험·발사 운영 기술과 노하우를 민간에 이전한다. 국내 발사체 산업 육성을 위한 조치다. 누리호 반복 발사에는 체계종합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되어 3차 발사에 참여하고 있다.

과거 나로호에 탑재된 소형위성을 제외하면 모든 국내 개발 위성들은 해외 발사체를 이용했다. 특히 소형위성은 높은 발사 비용 때문에 외국의 큰 위성 발사에 동승하는 부탑재 위성의 지위였다. 주 계약 위성이 발사 시점이나 궤도 운영 조건을 거의 결정하므로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누리호가 국내 위성 발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면 국내 위성 산업에도 단비가 될 수 있다.

물론 발사의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지난 성공이 3차 발사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기에 마지막 8번째 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늘 그랬듯 국민의 응원과 격려는 연구진들에게 큰 힘이다. 일주일 뒤 힘차게 다시 우주로 향할 누리호를 상상하며 국민 여러분의 큰 관심을 부탁드린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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