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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일대 100만 그루 심었다...고 진재량 모범독림가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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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일대 100만 그루 심었다...고 진재량 모범독림가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

입력
2023.05.16 17: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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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가꾸기 60년 외길 인생
100만 그루 이상 심고 가꿔


2021년 작고한 진재량 모범독림가.

2021년 작고한 진재량 모범독림가.

고 진재량(사진) 모범독림가가 산림 분야 최고의 명예를 부여하는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됐다.

'숲의 명예전당'은 산림청에서 지난 2001년부터 고인을 대상으로 국토 녹화와 임업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을 선정한다. 지금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 김이만 나무할아버지, 현신규 박사, 임종국 조림가, 민병갈 천리포수목원장, 최종현 SK그룹 회장 6명만이 국립수목원 전시관에 헌정됐다.

1923년 전남 장성군에서 태어난 진씨는 일제강점기 광주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았다. 연수차 일본에 간 그는 울창한 산림을 보고 교편을 내려놓고 산림가꾸기에 본격 뛰어들었다. "미래 세대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남겨 주려고 숲을 만들고 가꿔야 한다"는 신조로 1950년대 후반부터 광주광역시와 전남 화순·담양군에 걸친 무등산 일대 임야 667㏊를 사들여 숲을 조성했다. 삼나무와 편백나무, 은행나무 등 100만 그루 이상의 다양한 수종의 나무를 심고 가꿨다. 진씨는 1992년 산림청으로부터 '모범독림가'로 선정됐다.

1967년 목초지를 활용해 광일목장을 설립해 낙농업에 뛰어들었고, 1997년 무등산편백자연휴양림을 열어 많은 사람들에게 숲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지난 2003년 광주 북구 금곡동 원효계곡 일대 임야 3만1,834㎡를 무등산공유화재단에 기부하는 등 그의 삶은 나무와 나라 사랑이 전부였다. 그는 2021년 98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평생 가꾼 무등산에 묻혔다.

광주와 화순 등에 편백나무 숲을 함께 가꾸고 있는 고 진재량(왼쪽)씨와 아들 춘호씨. 전남도 제공

광주와 화순 등에 편백나무 숲을 함께 가꾸고 있는 고 진재량(왼쪽)씨와 아들 춘호씨. 전남도 제공

특히 그는 생전 해마다 서울 여의도 면적만큼의 땅이 묘지로 바뀌는 것을 보고 사회 각계 인사와 전문가들의 뜻을 모아 친환경적인 장묘문화 선도 운동에 앞장섰으며 숲 해설가 교육을 통한 후배 양성에도 힘써 임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손자와 며느리 등 가족 6명이 숲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1974년 대통령 표창, 1980년 전남지사 표창, 1981년 농림부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이후 1999년 동탑 산업훈장, 2008년 제3회 대한민국 녹색대상, 2012년 산림청장 표창, 2017년 농림축산부장관 표창, 2020년 산업포장 등을 수여했다.

안상현 전남도 환경산림국장은 "고 진재량 모범독림가의 지역 사랑과 숲 조성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있었기에 무등산이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최고의 명품 숲이 됐다"면서 "후손들이 맑은 공기를 누릴 수 있는 숲을 남겨 주는 것이 마지막 꿈이라고 했던 고인의 뜻을 잇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무안=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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