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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우려에 대형사도 몸 사리는데... "분양가만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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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우려에 대형사도 몸 사리는데... "분양가만 고공행진"

입력
2023.05.15 16: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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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물량의 29%만 분양
공급물량↓ 분양가 연일↑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연합뉴스

올해 10대 건설사 분양실적이 계획 물량의 29%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미분양 위험이 커지면서 대형 건설사도 분양을 미루는 모습이다.

1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하거나 분양할 계획인 민영아파트(분양, 임대)는 342개 단지, 27만8,958가구다. 이 중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곳 건설사 물량은 125개 단지, 14만6,382가구로 올해 공급물량의 절반 이상(52%)을 차지한다.

하지만 연초 예정된 대형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은 줄줄이 연기됐다. 시장 분위기, 규제 완화 시점 등에 따라 일정이 밀리면서 1~4월 분양실적은 작년 말 계획했던 5만4,687가구 대비 71% 감소한 1만5,949가구에 그쳤다.

특히 미분양 위험이 큰 지방에서 분양을 축소하는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과 지방 분양물량은 각각 1만302가구, 5,647가구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조사한 계획 물량에 비해 수도권 61%, 지방은 80% 각각 감소한 것이다.

대형 건설사의 민영아파트 분양물량. 부동산R114제공

대형 건설사의 민영아파트 분양물량. 부동산R114제공

대형 건설사 물량을 포함한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 역시 작년보다 줄었다. 이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전국에서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가 9,243가구로 전년 동월(1만622가구) 대비 13% 줄었다고 밝혔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공사비 상승과 금리 인상, 미분양 위험 등이 맞물리면서 연초에 집중됐던 분양 일정이 밀렸다"며 "청약 수요가 일부 유망 지역 및 단지에만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미분양 소진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착공 물량도 급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7만4,473가구로 전년 대비 17% 줄었다. 착공실적은 4만3,416가구로 지난해보다 31.5%나 줄었다. 통상 착공 후 2~3년, 인허가 후 3~5년 뒤 입주가 이뤄지기 때문에 차후 공급 부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자잿값·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으로 회사 현금 흐름도 안 좋은 상황에서 미분양까지 나면 말 그대로 비상 상태가 된다"며 "아직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 선뜻 착공에 나서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분양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전국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484만4,000원으로 전월 대비 0.8%, 전년 대비 9.6% 상승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금도 기존 분양가로는 사업성이 안 나와 사업 주체와 시공사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과 금융비용을 감안했을 때 분양가 상승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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