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에, 1분기 순익 은행권보다 커
미래 낙관해 이익 과하게 책정했을 가능성
당국 "마진 큰 상품 위주 판매 여부도 점검"
보험업권이 1분기 '깜짝' 실적을 거뒀다. 올해 보험사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며 영업이익이 기술적으로 개선됐단 것이 이유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실적을 의도적으로 부풀렸을 가능성에도 주목하면서 보험사에만 유리한 상품이 대거 판매됐는지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15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1분기 보험사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의 순이익은 6,1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었고, 매각을 추진 중인 롯데손해보험도 사상 최대 실적인 794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전 보험사 1분기 순이익이 은행권보다 많은 7조 원대일 것으로 추정한다.
보험사 호실적 배경엔 올해 도입된 IFRS17이 있다. 보험연구원이 과거 회계기준(IFRS4)과 IFRS17을 비교한 결과, IFRS17 기준 22곳 손해보험사의 작년 말 총당기순이익은 7조1,000억 원으로, IFRS4 대비 2조4,000억 원(51%)이 증가했다. 생명보험사 12곳의 총당기순이익 또한 2,000억 원(6%)이 증가한 3조9,000억 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IFRS17에서 회계 산정 방식이 바뀌면서 미래 이익도 현재의 이익에 포함시킬 수 있게 돼 순익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보험계약마진(CSM)의 자율적 평가 때문인데, 보험사가 추정하는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를 근거로 보험사들이 과도하게 순익을 책정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보험사가 미래를 낙관할수록 초기 순익이 부풀려지고, 추후 보험사의 부채 부담을 키워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심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11일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상대로 간담회를 열고 주의를 당부했고, 일부 보험사를 상대로는 긴급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맥락에서 금감원은 보험사가 CSM 비중이 높은 상품을 과도하게 판매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CSM은 건강보험·암보험 등 보장성보험이 높고, 저축성보험과 연금저축보험은 낮다. 수수료 수익을 크게 거둘 수 있는 상품들을 위주로 판매전략을 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마진이 높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어린이보험 가입연령 한도를 35세로 상향하거나, 중도해지 손실이 큰 단기납 종신보험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상품 쏠림 현상을 규제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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