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거부권 행사할 듯... 양곡법 이어 두 번째
민주당 "윤 대통령 약속 뒤집는 모순적 태도"
전기·가스요금 인상 논의…15일 당정서 결정
어린이 보호구역 표시·노란색 횡단보도 도입
국민의힘과 정부는 14일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보건의료 현장에 심각한 불신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해 지난달 25일 정부가 발표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간호법은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입법 독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또 "간호법안은 보건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해 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심대하다"며 "간호법안이 공포될 경우, 정부가 민생 현장에서 갈등을 방치하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거부권 행사 건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간호법은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의료체계 붕괴법'이고 '간호조무사 차별법'이자 '신카스트 제도법'"이라고 주장했다.
거부권 행사 시 양곡법 이어 尹 정부서 두 번째
간호법 제정안은 현행 의료법에서 간호 관련 내용을 분리한 법안으로 간호사, 전문 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업무를 나눠 간호사 등의 근무 환경·처우 개선에 관한 국가 책무 등을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27일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6일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현 정부 출범 이후 양곡관리법에 이어 두 번째 거부권 행사다.
당정은 다만 간호사 처우 개선은 간호법안 없이도 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강 수석대변인은 "(간호법 공포 시) 약 400만 명에 달하는 요양보호사·사회복지사 등이 일자리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며 "당정은 국민과 현장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들어 우리나라에 맞는 돌봄체계를 구축해 가기로 했다"고 했다. 야당과 간호법 재논의 여부에 대해선 "민주당과 추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정은 간호법 제정안과 함께 국회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선 거부권 요청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간호법 제정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이라며 "본인들이 발의하고 약속한 법마저 막으려는 여당의 모순적인 태도를 보면서 국민이 어떻게 정부 여당의 말을 신뢰하고 기대하겠느냐"고 반발했다.
스쿨존 음주 교통사고 근절 위해 '노란색 횡단보도' 도입
한편 당정은 이날 전기·가스 요금 인상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당정은 15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 폭을 최종 조율한 뒤 산업부 장관이 인상안을 최종 발표키로 했다. 전기료는 ㎾h당 7∼8원, 가스요금은 지난해 인상분인 메가줄(MJ)당 5.47원 안팎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잇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음주운전 사고 재발 방지 대책도 논의됐다. 당정은 운전자가 보호구역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보호구역의 기점과 종점을 표시하는 노면 표시와 노란색 횡단보도를 새롭게 도입하고, 보도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는 보도를 확대 설치키로 했다. 음주운전 재범 방지에 효과적인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을 위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대표발의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처리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