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분 파내 '생명기' 적힌 돌 6개 묻어
"기 보충 작업한 것" 주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모 묘소 훼손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풍수지리 전문가 등 4명을 분묘발굴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경북경찰청은 전남 강진 출신 무형문화재이자 풍수지리 전문가 A(83)씨 등 2명을 형법상 분묘발굴죄의 공동정범으로, 60대 2명은 방조범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5월 29일 정오쯤 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이 대표 부모 묘소 봉분 주변에 구멍을 내고 한자로 '생명기(生明氣)’라고 적힌 돌 6개를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기운을 올려주기 위해 좋은 의도로 '기' 보충 작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무덤 주변을 훼손해 죽은 이에 대한 추도 감정이나 분묘의 평온을 해친 이에 대해 분묘발굴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판례에 비춰 이들의 입건을 결정했다. 분묘발굴죄는 반의사 불벌죄나 친고죄가 아니여서 의도와 상관없이 행위 자체로 처벌될 수 있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12일,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모 묘소가 훼손된 모습 사진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표는 "누군가 부모님 묘소에 구멍을 내고 한자가 쓰인 돌을 묻었다"며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A씨 등이 "좋은 의도로 돌을 묻었다"고 주장하자, 이 대표는 "더 이상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악의 없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강력범죄수사대 등 5개팀 30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 현장 감식과 주변 CCTV 분석, 주민 탐문 등 방법으로 사건 발생 경위와 사실관계를 수사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범행 당일 촬영한 사진과 범행 도구, 포렌식 자료 등을 확보했다. 당초 2개의 돌을 발견했으나, A씨 등의 진술을 바탕으로 돌 4개를 추가 발견했다. 경찰은 다음주 피의자들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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