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시 얼라이모 '노출' 번역 출판
충남대 교수진·지명훈 기자 참여
"‘노출(露出)’은 공멸 위기에 발가벗겨진 인류의 자화상인 동시에 그 위기에서 탈출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자 절박한 ‘무장(武裝)’이다."
세계적인 생태문화학자 스테이시 얼라이모(Stacy Alaimo)의 저서 '노출-포스트휴먼 시대 환경정치학과 쾌락'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포스트휴먼 시대 환경정치학을 주제로 한 그의 세번째 역작으로, 충남대 영어영문과 김명주 교수와 이연숙 박사가 번역을, 김정숙 자유전공학부 교수가 영문 번역과 문장 다듬기, 지명훈 동아일보 기자(철학박사)가 문장 다듬기와 철학용어 검토를 맡았다.
저자는 인류가 심각한 공멸 위기와 도전에 직면했음을 경고한다. 그가 말하는 위기와 도전은 대멸종을 예고하는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깊어가는 불평등, 전대미문의 펜데믹, 그리고 타협 없는 극단적 적대 등으로 표현되는 일류세적 위협이다. 인류세는 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을 바꾸는 지질 시대를 일컫는 말로, 네덜란드의 화학자 크뤼천(Crutzen, P.)이 제안했다.
"영화에는 한 미군이 독성 화학 물질을 한강에 실제로 버림으로써 생겨난 돌연변이 괴물이 등장한다. 이 영화는 비가시적 위협을 가시적 힘으로 변환시킴으로써 독성으로 가득한 세상에 거주하는 낯선 위협을 극화한다."
얼라이모는 책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끌어들여 횡단신체성과 이에 따른 위험사회, 신물질론, 행위 능력 등 난해한 개념을 설명한다. 횡단신체성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신체를 통해 다른 생명체와 비생명체와 경계 없이 뒤엉키면서 생성되는 실상을 말한다.
얼라이모는 이렇게 인류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을 설명하고, 이를 극복할 실천적 행동을 촉구한다. '전 지구적으로 노출되고, 지역적으로 수리한다(Glrbal Exposures, Local Repairs)'는 한국어판 서문 제목에는 이런 그의 견해가 함축돼 있다. 지구적 위기극복도 내 동네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하는 '작지만, 거대한 움직임'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저자 스테이시 얼라이모는 오레곤 주립대학 영문과 교수로, 환경학과 겸무교수다. 탄탄한 문학텍스트 분석력을 바탕으로 포스트휴머니즘과 페미니즘, 신물질론, 환경정치학 등으로 현상을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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