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브랜드의 매력적인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는 ‘에스페리엔자 페라리’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개최했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메카를 시원스레 달릴 주인공은 페라리 첫 PHEV 스포츠카이자, 완전히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페라리의 ‘슈퍼 루키’, 296 GTB와 296 GTB의 오픈 톱 사양인 296 GTS로 낙점됐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296 GTS, 296 GTS 아세토 피오라노와 함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연이은 코너를 공략할 수 있었고, 296 GTB 아세토 피오라노와 함께 일반 도로를 달리며 ‘일상 속의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
과연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그리고 주변의 도로에서 만난 296 GTS와 296 GTB는 지금까지 페라리가 쌓아 올린 기술을 바탕으로 어떤 매력과 가치를 선사할까?
보다 쉽게, 그리고 보다 즐겁게 296 GTS
첫 주행은 286 GTS와의 트랙 주행이었다. 권봄이 인스트럭터의 동승 및 지도 아래 주행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느끼는 건 페라리 고유의 공간 구성을 바탕으로 한 ‘주행의 집중력’, 그리고 디지털 요소의 매력이었다.
다만 체급 자체가 작고, 시트 뒤의 여러 요소로 인해 ‘1열 공간’이 다소 좁았다. 실제 체격이 큰 탑승자의 경우, 헬멧을 쓰면 ‘온전한 드라이빙 포지션’을 구현하기 어렵고, 무릎 마저도 자유롭지 못했다.
시트 뒤의 파워 유닛이 어떤 구조를 갖췄고, 어떤 기술적 배경으로 인해 개발되었는지 이러한 복잡한 이야기는 운전자, 특히 트랙 위의 운전자에게 불필요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저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출력을 발휘하고, 또 달려주면 충분할 것이다.
그런데 296 GTS의 파워 유닛은 ‘임부’를 완벽히 이행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이러한 출력일 발휘되고, 또 속도가 오를 때의 모습은 과도할 정도로 기민한 모습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밞으면 가속을 의식하기도 전에 ‘빠른 상태’에 이른다.
이는 전동화 기술의 혜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리적 저항을 한껏 받아내면서 가속을 해야하는 ‘순수 내연기관’이 아니라 ‘필요할 때 전기의 힘’을 더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발진, 가속 상황에서의 물리적 저항을 대폭 줄여낸 결과다.
이러한 파워 유닛에 합을 이루는 8단 변속기는 말 그대로 운전자에게 ‘자유의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확신’을 선사한다. 또한 페라리가 말하는 ‘즐거운 주행’ 그리고 ‘사운드의 매력’ 역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트랙 위에서의 ‘움직임’ 역시 탁월하다. 매끄럽게, 그리고 가볍게 움직이며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원하는 움직임을 고스란히 그려내는 모습이다. 참고로 이러한 순간에도 ‘물리적 저항’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정교한 모습이다.
한계를 끌어 올리는 주행, 296 GTS 아세토 피오라노
296 GTS와의 인상적인 주행을 마치고, 곧바로 296 GTS 아세토 피오라노로 옯겨 다시 주행을 시작했다. 올 시즌 CJ로지스틱스 레이싱으로 소속을 옮겨 슈퍼레이스 슈퍼 6000 클래스에 출전하는 오한솔 인스트럭터가 동승했다.
아세토 피오라노 사양은 296 GTS를 보다 정교하게, 그리고 보다 대담하게 다듬은 것으로 ‘트랙 주행’에 좀 더 최적화된 사양이다. 대신 출력을 더하지는 않고, 각종 주변 요소를 새롭게 다듬고, 보다 견고하게 조이며 ‘민첩성’ 및 주행 한계를 개선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830마력의 파워유닛은 출력 전개에 거침이 없고, 물리적 저항감을 완전히 지워내는 모습이다. 오한솔 인스트럭터의 설명에 의하면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메인스트레이트 구간에서 290km/h 이상까지 도달할 수 있다.
아세토 피오라노의 핵심은 강력한 성능을 바탕으로 한 폭발적인 움직임 보다는 ‘보다 개선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한 날카롭고 민첩한 움직임에 있다. 실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연이은 코너에서 그 괴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인스트럭터들은 안전한 주행, 그리고 보다 정확한 주행을 위해 트랙 위에 가속과 감속, 그리고 조향의 시작을 알려주는 러버콘을 설치해뒀다. 그리고 이번 주행 역시 이러한 러버콘에 따라 주행을 했다.
나름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의 주행 경험이 있는 만큼 오한솔 인스트럭터도 큰 개입 없이 주행의 자율성을 부여했고, 보다 적극적인 페이스로 주행을 이어갔다. 그런데 러버콘에 맞춰 감속을 하니 ‘조향을 시작해야 할 순간’이 갑자기 멀어졌다.
공간을 잘라내는 듯한 강렬한 가속 성능은 둘째치고, 이를 확실히 억누르는 제동 성능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 제동 성능에 익숙해지긴 전에는 ‘제동 후 다시 속도를 높여’ 코너에 진입하는 해프닝이 연이어 펼쳐졌다.
여기에 회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속도를 가리지 않고 내리막, 오르막 그리고 연이은 시케인 등 어떤 코너에서도 ‘코너 안쪽’을 파고드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경험하고 있으니 296 GTS 아세토 피오라노의 ‘한계’가 궁금해질 정도였다.
더욱 놀라운 점은 ‘정교함’에 있다. 실제 코너를 파고 들고, 또 탈출하며 ‘늘 최적의 조작’을 약속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가 더 많다. 그럴 때 296 GTS 아세토 피오라노는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정교히 조율하는 모습이다.
다만 유의할 점은 분명하다. 미드십 후륜구동 스포츠카, 게다가 830마력의 고성능인 만큼 ‘차량을 이기려는 주행’을 할 경우에는 자칫 위험한 순간으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당혹스러움, 그리고 놀라움, 296 GTB 아세토 피오라노
두 번의 트랙 주행을 마친 후에는 김진수 인스트럭터의 동승 및 지도 아래 296 GTB 아세토 피오라노와 함께 일반 도로 주행에 나섰다.
트랙 주행에 초점을 맞춘 아세토 피오라노 사양으로 일반 주행을 마련한 페라리 측의 생각이 궁금해진 순간이다. 296 GTB라면 모를까 아세토 피오라노의 여러 요소로 인해 ‘주행의 스트레스’가 우려되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세토 피오라노의 ‘특성’이 느껴지긴 했지만 스트레스, 그리고 거부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되려 ‘노면이 좋은 도심’이라면 데일리카로도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296 GTB 및 296 GTS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순수 전기 주행도 가능할 뿐 아니라, 또 전동화 비중을 높인 주행을 바탕으로 지금까지의 페라리들과 달리 보다 쾌적하고 정숙한 주행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작성, 그리고 조작에 따른 회두성 등도 우수하기에 일상에서 다루기 좋으리라 생각됐다. 다만 그럼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특히 설치형 과속 방지턱, 그리고 건물의 진입로 등의 ‘단차’ 등은 악몽과 같다.
실제 일반 도로 주행을 하며 마주한 설치형 과속 방지턱, 그리고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아 ‘턱’이 생간 과속 방지턱 등을 지날 때에는 말 그대로 ‘멈춰서 기어갈 정도’로 신경을 써야 차체 하부에 손상을 ‘최소’로 줄일 수 있었다.
전동화 시대에도 빛날 페라리의 엠블럼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 주변의 도로에서 진행된 296 GTS와 296 GTB의 주행은 모두 완벽할 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을 선사했고, 기술의 발전, 그리고 그 속에서도 여전한 주행의 즐거움 등이 가득 담겨 있었다.
페라리는 그렇게 과거에도 찬란했고, 현재에도 반짝이며, 미래에서 선망의 대상이 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