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객 100여 명 모여 장례...통곡 속 하관
유족 "살아남은 아이, 사랑으로 키우겠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한인가족 3명이 한날한시에 묻혔다.
미국 NBC방송 등은 12일(현지시간) 댈러스 인근 코펠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한국계 조규성(38)씨와 강신영(36)씨 부부와 둘째 아이(3)의 장례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야외 장례식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유족들과 친지, 조문객 100여 명이 모였다.
흐린 날 엄숙한 분위기 속 고인들이 다닌 교회에서 주재하는 예배가 진행됐다. 기도가 끝나고 관을 내릴 차례가 되자, 유족은 눌러왔던 울음을 터뜨리며 무너져 내렸다. 장례식이 끝나고도 친지와 조문객들 대부분 발걸음을 떼지 못한 채 관 위에 흙이 덮일 때까지 흐느끼며 지켜봤다.
조씨 가족은 지난 6일 오후 큰아들이 나흘 전 생일선물로 받았던 옷을 다른 사이즈로 교환하려 댈러스 교외의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을 찾았다가 8명의 희생자를 낸 총기난사에 휘말렸다. 부부와 3세 작은아들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큰아들인 6세 아이만 살아남았다.
이날 저녁엔 유족과 친지들이 모여 조씨 가족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씨의 아버지는 “딸은 항상 노력하는 인생을 사는 아이였고, 막내 손주는 할아버지에게 다정한 소년이었다”며 “천국에서 꼭 다시 만나자. 내 아이들, 항상 사랑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NBC는 강씨가 최후의 순간까지 큰아들을 총격범으로부터 감싸다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조씨의 아버지도 아들 부부를 “내게 선물 같던 아이들”이라고 회상하며 살아남은 첫째 손주에 대해서도 “건강하고 밝게 잘 지내고, 모두를 사랑하며 사랑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비극적인 사연이 알려지면서 미국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조씨 가족을 위해 187만 1,290달러(약 25억 원)가 모였다. 유족 측은 살아남은 아이를 위해 기부액을 쓰겠다고 밝히며 사흘 만에 모금을 종료했다.
쇼핑몰 총격사건을 계기로 텍사스에서는 총기규제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미 ABC방송은 보도했다. 텍사스는 총기 관련 규제가 가장 느슨한 주 중 하나로, 2021년 9월부터 총기를 합법적으로 소유한 주민이라면 별도의 면허를 발급받거나 훈련을 받지 않아도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휴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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