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규홍 PD의 '효자촌', 선한 메시지로 남긴 여운
가족 불화 조명 예능들 속 빛나는 가치
최근 가족 간 불화를 조명하는 예능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효자촌'은 전혀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두 번째 시즌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효자촌'은 성적보다 더 중요한 '메시지'를 남기는 중이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된 ENA '효자촌 2기'는 오로지 효를 실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라는 세계관을 담아 탄생한 예능이다. 부모와 자식의 동거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내 재미와 교육적 메시지를 동시에 선사한다.
앞서 방송된 1기에서 장우혁과 그의 모친이 오열하는 명장면 등이 화제가 됐고 진정성을 인정받았다면 2기에서는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재미를 더욱 높였다. '효자촌'의 가장 높은 가치는 공익성이다. 부모님의 어린 시절 꿈과 지금의 꿈을 지체하지 않고 답할 수 있는 자식이 얼마나 될까. '효자촌' 속 웃음과 함께 말을 흐리며 답하지 못하는 이들이 어쩐지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또 다른 방송분에서 제이쓴은 어머니와 유럽 여행 당시 어머니에게 화를 냈던 경험을 고백하면서 "부모님은 나의 우주인데, 그 우주가 작아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아직 어린 아이였음 싶은데 어머니의 나이 듦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반성하고 또 스스로를 돌아봤다. 가족 간 폭력 사태, 학대 등이 만연한 현 시대에서 '효자촌'이 전하는 메시지는 너무나 선명하다.
동현배와 윤지성은 자신만의 '효' 가치관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교훈을 남긴 출연자다. 먼저 동현배는 자신의 식단 조절 중에 혹시나 어머니가 굶주릴까 걱정하는 등 다정함을 발휘했다. 윤지성은 입주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타 출연자들보다 더욱 어머니와 친밀한 면모를 선보였고 'MZ세대의 효'라는 수식어까지 받았다.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같이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 그가 생각한 '효'다. 이는 1기와 가장 다른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과거 봉양에 가까운 의미를 가졌던 효는 이제 백세시대에 다다르며 부모와 자식이 한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뜻을 지니게 됐다. 시청자들은 세대별로 효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면서 서로를 더욱 이해하게 된다.
이재원의 아버지는 '효자촌'에 출연한 이유를 밝히며 "이건 보통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 시대에 효라는 말이 나올 정도면 대단한 거다. 그거에 감동을 했다. 그래서 '효자촌' 방송을 보고 누구 아이디어냐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효자촌'은 남규홍 PD의 대표작이기도 한 '나는솔로'와 비교했을 때 분명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갖고 있는 의미는 '나는솔로'보다 더욱 크다. 사랑과 여행이 판치는 예능계에서 효를 조명한다는 것은 남규홍 PD에게도 도전이었을 터다. 그러나 남규홍 PD는 2기까지 거듭하면서 보는 이들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이는 분명히 통했다. 가족의 달인 5월, '효자촌'을 봐야 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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