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우 한일장신대 감독 “주인공인 4학년들이 분위기 잘 이끌어줘”
대학야구의 '신흥 강호' 한일장신대가 2023시즌 KUSF(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U-리그 왕중왕전에 선착했다.
한일장신대는 10일 군산 월명야구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경기에서 원광대를 8-1로 꺾고, 7승(1무)째를 올려 남은 4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를 확정했다. 전국 47개 대학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달 6일 전국 4개 구장에서 막을 올린 U-리그는 각 조 상위 6개 팀, 총 24개 팀이 9월 왕중왕전을 벌인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왕중왕전 진출을 조기 확정한 이선우(35) 한일장신대 감독은 “매 시즌 준비하면서 선수들에게 주인공인 4학년들이 잘해주면 좋은 성적 날거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번에도 기대대로 4학년들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다”고 공을 돌렸다.
한일장신대는 2019년 재창단 이후 무서운 속도로 대학야구 정상의 자리를 꿰찬 강팀이다. 2020년 U-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거머쥐었고, 지난해에도 U-리그와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두 차례 4강에 올랐다. 특히 지난 1월 방영된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쟁쟁한 프로 출신 선수들에게 패배를 안긴 팀으로 화제가 됐다. 은퇴 선수들이라고 하나 제대로 다시 몸을 만든 대선배들을 상대로 아마추어팀답지 않은 조직력과 집중력을 선보여 김성근 감독을 당황케 했다.
한일장신대는 위기의 대학야구에서 그나마 ‘팀다운 팀’으로 꼽힌다. 단기간에 환골탈태한 원동력은 이선우 감독의 지도력과 학교, 학부모의 지원이다. 재창단 초기 이 감독이 발품을 팔아 선수단 몸집을 불린 끝에 현재 대학 팀 중 가장 많은 규모인 50여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학야구의 최대 난제인 운동과 학업의 병행도 타 팀에 비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감독은 “우리도 운동장을 갖추고 있는 건 아니지만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때 몰아서 듣고 훈련 때는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편이다”라고 소개했다.
2019년 최연소인만 32세이 나이로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반 만에 왕중왕전 우승을 이끈 이 감독은 지금까지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우리 팀은 야간훈련도 많다. 밖에서 볼 때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남들보다 많은 노력이 한, 두 명 특출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지금까지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기는 습관을 들이면서 선수들 스스로 준비하고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더욱 향상돼 ‘열심히 하면서 지지 않는’ 팀 컬러는 정착됐다.
덕분에 대학야구가 뒷전으로 밀린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도 한일장신대는 꾸준히 지명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이 감독은 “KBO와 프로 구단에서 대학야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 이전에 대학야구 스스로 자생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그러면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몸소 증명해내고 있는 소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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