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 복용 수면유도제가 정신과 질환 키울 수 있어
김진성 전문의 "수면장애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복용이 중요"
대구 달서구에 사는 김원형(46)씨는 불면증 치료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그는 이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꿀잠을 보장한다'는 식품과 패치, 보호대 등을 사용해 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의료기관을 찾은 그는 뜻밖에 조울증 진단을 받았고 조울증 치료약과 수면제를 동시에 복용하고 있다.
김진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불면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나는데 원인을 모른 채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불면 증세를 악화시키거나 또 다른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13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의료기관을 찾은 이들은 2018년 59만7,529명, 2019년 63만3,620명, 2020년 65만8,675명, 2021년 68만4,560명에다 지난해에는 72만2,440명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과 2021년 전체 의료기관 내원율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비율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잠 못 드는 밤, 원인은 다양
불면증은 그 자체로 단독 증상이며, 특정 원인으로 정상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불면 문제와 주간기능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증상은 잠을 드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깊은 잠을 자지 못해 자주 깨거나, 수면시간이 짧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같은 인지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혈관 문제나 뇌혈관 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불면 증상이 오랫동안 이어질 때는 의료인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게 있는데 그중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수면장애다. 수면장애를 부르는 정신질환은 우울증과 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 강박증을 포함한 여러 가지 불안장애, 치매, 정신병, 알코올 중독과 같은 중독질환 등이다.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은 그저 '잠을 잘 안 온다'는 생각으로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 치료를 하지 않고 무턱대고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 병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수면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면제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수면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전문의약품인 수면제와 일반의약품인 수면 유도제가 있다. 수면제나 수면유도제의 경우도 금단현상이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면장애가 2주 이상 지속될 때는 의료인과 상의하여 자신에게 맞는 치료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정신과 질환으로 인한 불면증이 아닌, 단순한 수면장애라면 약물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여 수면의 질을 높여가는 것이 좋다.
김 전문의는 "수면장애의 경우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나는 만큼 의료기관에서 수면장애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카더라'나 허위광고를 보고 무작정 수면장애를 치료하려다가 자칫 다른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인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면제
의료인의 처방 아래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으로 중추신경계 전반의 흥분을 억제하는 로라제팜, 트리아졸람이나 선택적 진정 효과를 보이는 졸피뎀, 에스조피클론 등이 있다. 이 성분은 뇌의 바깥 부분을 덮고 있는 뇌층인 대뇌피질의 'GABA(가바)' 수용체에 작용해 신경세포의 억제를 조절함으로써 수면 효과를 보이므로 효과는 빠르지만, 금단현상이 있을 수 있어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하고 끊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유도제
일반의약품으로 뇌의 각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데 디펜히드라민, 독실아민 등의 항히스타민 종류다. 항히스타민은 감기약이나 알레르기약, 멀미약 등에 주로 포함된 성분이며, 이 종류의 약을 먹으면 잠이 오는 현상을 겪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성분 때문이다.
불면증을 없애는 생활 습관
△수면 전 휴대폰을 절대 보지 말 것. 휴대폰의 블루라이트와 여러 가지 시각적 자극은 뇌파를 자극해 숙면을 방해한다.
△취침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해 생체리듬을 고정화한다. 늦게 자더라도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기 전 2~3시간 전에는 식사나 간식을 먹지 않는다. 소화기관이 활동하면 숙면이 어렵다.
△매일 1시간 정도 걷기나 운동을 해야 한다. 자기 2~3시간 전에 가벼운 운동을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기 전 과도한 운동은 각성을 초래하여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취침 전 1~2시간 전에는 각성효과를 주는 흡연을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 커피도 6시간 전에는 절대 마시지 않는다.
△자기 전 술이나 와인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알콜이 이뇨작용을 촉진해 소변이 마렵거나 탈수증이 생겨 숙면을 방해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해 낮에 자는 것은 더 불면을 초래한다. 낮잠을 자더라도 20분 내로 줄여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