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고 잠금장치 없어 용이
일반인 왕래 많아 수사 혼선도
다세대 주택 통신단자함과 우편함 등을 이용해 마약을 유통해온 30대 남성과 마약을 매수한 20여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유통책 A(31)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A씨 여자친구 B(31)씨와 A씨로부터 마약을 매수해 투약한 C(37)씨 등 27명을 잇따라 검거했다. B씨와 C씨 등 마약 매수자 대부분은 중국동포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비롯해 투약 및 재유통에 관여한 C씨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필로폰 284.5g을 압수했다. 압수한 필로폰은 1만 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며, 시가 3억 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월부터 두 달 동안 중국 현지 공급책으로부터 채팅앱(위쳇)을 통해 5차례에 걸쳐 필로폰 400g을 받은 뒤 이를 유통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와 출입문 잠금장치가 없어 아무나 출입이 가능한 오래된 다세대주택 1층 통신단자함이나 우편함, 계단 철제난간 밑을 거래 장소로 택했다.
경찰은 A씨가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다른 판매책이 마약을 특정장소에 놓고 사라지는 이른바 ‘던지기’ 장소로 일반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마약 매수자들은 과거 거래했던 장소에 다시 찾아가 필로폰을 훔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에 ‘마약류범죄 척결 합동 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마약류 범죄에 총력 대응할 방침”이라며 “주택가 통신단자함과 우편함 등에 수상한 물건이 있으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마약 판매 및 투약자 검거 공로자에게 신고보상금을 적극적으로 지급해 신고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신고보상금은 처벌 형량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5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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