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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성차별의 대가는 3000억...'여성 차별' 골드만삭스, 합의금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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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성차별의 대가는 3000억...'여성 차별' 골드만삭스, 합의금 낸다

입력
2023.05.09 14:51
수정
2023.05.09 15: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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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집단소송 첫 재판 앞두고 합의

2021년 11월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에 골드만삭스 상징물이 보인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2021년 11월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에 골드만삭스 상징물이 보인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직장 내 성차별’의 대가로 2억1,500만 달러(약 2,844억 원)를 내게 됐다. 전·현직 여성 노동자 약 2,800명이 제기한 성차별과 남성 우월적 조직문화에 대한 집단소송에서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다.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가 다음 달 첫 재판을 앞두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티나 첸 오스터 전 부사장 등 여성 노동자 3인은 2010년 승진과 임금, 성과 평가 등에서 성차별이 있었다며 소송을 냈다. 2018년 뉴욕 맨해튼 법원은 이들이 골드만삭스의 여성 직원들을 대신해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원고 측은 “여성 직원에 대한 권리 침해가 회사의 차별적 정책과 관행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 상무는 같은 직급의 남성보다 21%, 여성 부장은 8% 연봉을 덜 받는 등 거의 모든 관리직에서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적었다는 것이다. 또 여성 상무가 전무급으로 승진하는 경우는 남성보다 23% 적다는 통계도 내놨다.

10년을 넘게 끌어온 소송은 다음 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었다. 골드만삭스가 합의금을 지급하면 소송은 마무리된다. 합의금의 3분의 1은 변호사 비용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2,800명 이상의 소송 참가자들이 나누게 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재판이 진행됐다면 미국의 6대 은행 중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남성에 의해서 운영되는 금융산업 내부의 불평등에 대한 드문 ‘공개 증언의 장’이 마련됐을 것”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 측은 앞서 원고의 주장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소송 이후 사내 성차별 관행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지난해에는 골드만삭스에서 20년 가까이 일했던 제이미 피오리 히긴스 전 전무이사가 사내 괴롭힘과 차별 등을 밝히는 회고록 '불량 시장(Bully market)'을 펴내기도 했다. 골드만삭스가 고위 임원의 여성혐오 발언 등에 대한 비밀을 지키는 조건으로 퇴사하는 ‘파트너(고위직)’에게 1,200만 달러(약 160억 원)를 지급하는 합의를 했다는 보도(블룸버그)도 나왔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골드만삭스는 다양성을 담보하는 사내 문화 개선을 뒤늦게 약속했다. 현재 골드만삭스의 여성 고위직 비율은 29%로 사상 최대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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