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도 당당히 휴가 쓰자"… '서울형 전임교사' 300곳으로 확대

영아전담·장애아통합·소규모 어린이집 배치
보육교사 휴가권 보장·업무 부담 경감 확인

3월 30일 서울 시내 한 어린이집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엄마와 함께 등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돌봄 공백 없이 휴가를 쓸 수 있도록 보조하는 ‘서울형 전임교사’를 확대 배치한다.

시는 8일 "어린이집에 상주하면서 평상시엔 보육교사 업무를 돕고 보육교사가 유급휴가 중일 때는 담임교사로 활동하는 서울형 전임교사를 300곳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보육교사의 휴가권 보장을 위해 지난해 3월 전국 최초로 도입해 196곳에 배치했다. 올해부터는 장애아동을 3명 이상 보육하는 장애아통합 어린이집 11곳에도 새로 서울형 전임교사가 배치된다.

시는 서울형 전임교사에 국공립 1호봉 수준 인건비와 서울시 보육교직원 처우 개선 수당(월 14만5,000원~20만 원), 특수교사 및 장애영유아 보육교사 자격에 해당하는 수당(월 15만~40만 원) 등을 지급한다.

그간 보육교사들은 어린이집 여유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휴가를 위해서는 대체 교사 파견을 요청해야 했다. 대체 교사가 없으면 휴가를 못 가거나 일정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서울형 전임교사 제도 도입 이후 보육교사의 휴가권 보장과 업무 부담 완화 등 근무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실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지난해 5~6월, 10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육교사의 총 근무시간은 8.17시간에서 8.12시간으로 감소했다. 반면 수업준비 및 기록업무 시간은 66.2시간에서 76.4분으로, 등하원 지도시간은 53.1분에서 61.9분으로 각각 증가했다. 양육자도 익숙한 전임교사 배치 덕분에 불안감은 감소(2.10점→1.70점)하고, 어린이집 이용만족도는 증가(91.14→95.06점)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교사와 영유아 간 긍정적 상호작용 증가, 양육자와 소통 증가 등 긍정적 효과를 확인했다”며 “영아전담반과 장애아통합 어린이집, 소규모 어린이집 등 보육교사의 손길이 더욱 필요한 곳에 서울형 전임교사를 확충해 보육의 품질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