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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을 깨우다...출판계까지 접수한 '쎈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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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생'을 깨우다...출판계까지 접수한 '쎈 언니'들

입력
2023.05.08 04:30
수정
2023.05.10 11:46
20면
0 0

최인아ㆍ김미경ㆍ이금희 책 인기몰이
“일은 성장의 통로” “마흔이 시작”
든든한 여성 ‘선배’의 모습 투영
불확실성 시대 ‘자기계발’ 욕구 반영

최인아 대표와 책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한국일보

최인아 대표와 책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한국일보

‘일하는 여성’들이 출판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제일기획 부사장 출신 최인아(62) 최인아책방 대표, 강연계의 1타 강사 김미경(58) MKYU 대표, 말하기 국가대표 이금희(57) 아나운서가 낸 책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이다. 모두 60대 안팎이지만 출중한 실력을 뽐내는 현역이자, ‘나이 들면 지갑은 열고 입은 닫아라’는 사회 분위기에 주눅 들지 않고, “태도가 경쟁력이다” “함부로 퇴사하지 말아라” 등 당찬 조언을 내 놓는다. '쎈 언니'들이다.

영화 길복순의 전도연, 드라마 퀸메이커의 김희애ㆍ문소리,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엄정화까지. 여성 저자들의 인기는 현재 거대 트렌드인 ‘성공한 여성 서사’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예전에도 성공한 여성 저자를 향한 독자들의 갈증이 있었지만 대체로 ‘여성 최초 임원’ , ‘여성 보험왕’ 등 직업적 성공에 집중됐다”며 “지금은 자기 분야를 스스로 개척하거나, 문화 분야에서 성공하고, 대중에 영감을 불어넣는 여성 등으로 그 폭이 넓어졌다”고 풀이했다.

최 대표는 기업들이 공공연하게 여성들을 차별하던 1980년대 광고계에 입문했다. ‘프로는 아름답다’ ,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같은 광고를 히트시킨 후 2012년 은퇴했다. 은퇴가 끝이 아니었다. 2016년 강남에 최인아책방을 열어 '딱딱한 공간'으로 여겨지는 서점을 북토크, 강연, 클래식 등 콘텐츠 공연이 넘치는 '힙'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그가 펴낸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해냄 발행)는 왜 일하는가, 어떻게 일해야 하나 같은 ‘일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한 에세이다. ‘애쓰지 말고 열심히 하지 말자’는 주장까지 공공연히 나오는 시대, 최 대표는 ‘일은 성장의 통로’이며 ‘일하는 시간은 자산을 쌓는 시간’이라는 소신을 편다. 박신애 해냄 편집장은 “자기 인생에서 일을 중요하게 여기며, 잘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이들이 주요 독자”라고 했다. 책은 출간 2주 만에 2만 부를 찍을 정도로 순항 중이다.

김미경 MKYU 대표, 그의 새 책 '김미경의 마흔 수업'. MKYU 제공

김미경 MKYU 대표, 그의 새 책 '김미경의 마흔 수업'. MKYU 제공

남녀 차별이 줄었다지만, 사회와 조직은 여전히 가부장적이다. 여성 독자들은 그 부조리함을 훨씬 먼저, 더 혹독하게 겪은 ‘선배 여성’의 조언을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김미경 대표는 말한다. “저도 강사 일을 29세에 시작했는데, 지금 여러분이 아는 김미경은 (긴 무명을 거쳐) 47세부터 시작됐어요. 40대엔 인생의 문제를 반만 푸세요. 나머지 반은 50·60대에도 풀 수 있어요.” 그가 펴낸 ‘김미경의 마흔 수업’(어웨이크북스 발행)은 “마흔이야말로 인생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하는 책. 출간 두 달 만에 16만 부를 찍었다.

이금희 아나운서는 ‘부드럽지만 뚝심 있는’ 언니다. KBS에서 18년간 '아침마당'을 진행했고, 10여년간 인간극장 내레이션을 맡았다. 숙명여대에서 22년 동안 학생들에게 말하기를 가르쳤다. 그가 지난해 11월 낸 책 ‘우리 편하게 말해요’(웅진지식하우스 발행)는 자신 있게 말하는 노하우뿐 아니라 삶의 태도까지 눌러 담았다. 그의 전매특허인 ‘안정감’과 따뜻함’은 연습의 결과이며, ‘모두 할 수 있다’고 말한다. 20·30대 여성들이 주요 독자로, 5만 부가량 판매됐다.

부동산ㆍ주식ㆍ코인 등 자산시장의 거품이 잦아들고 경기 침체, 불확실성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출판계도 ‘나태하면 안 된다’는 주제가 트렌드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은 “지난해까지 욜로(인생을 충분히 즐기자)와 힐링이 강세였다면 지금은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갓생(부지런한 삶), 자기 계발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이금희 아나운서와 책 '우리 편하게 말해요'. 카카오TV 제공

이금희 아나운서와 책 '우리 편하게 말해요'. 카카오TV 제공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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