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일 참가자 접수, 70팀 선발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무념무상’ 절대 고수를 가리는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돌아온다. 어느덧 6회를 맞는 올해 행사는 21일 오후 4시 서울 한강 잠수교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8일 오전 9시부터 11일 밤 12시까지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팀을 늘려 총 70팀을 선발한다. 1팀당 3명까지 참가 가능하다. 대회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신청하면 된다. 지난해에는 모집 이틀 만에 4,000팀이 몰려 접수가 조기 마감됐다. 시는 신청 사유와 연령대, 성별, 직업 등을 고려해 다양한 참가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멍때리기 대회’는 누가 더 오래 졸음을 이겨내고 아무 행동과 아무 생각 없이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지 겨룬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뒤처지거나 무가치한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는 일종의 참여형 퍼포먼스다. 2014년 시각예술가 웁쓰양이 처음 기획했고, 2016년 서울시와 협업해 ‘한강 멍때리기 대회’로 정식 출범했다.
대회는 기획자 웁쓰양의 개회 퍼포먼스와 몸을 푸는 기체조를 마친 뒤 시작된다. 참가자는 90분 동안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어야 한다. 15분마다 확인한 심박수 기록과 현장 관람 시민 투표를 합산해 1, 2, 3등과 특별상 수상자를 선정한다. 1등에게는 트로피와 상장을, 2등과 3등에겐 상장을 수여한다.
참가자들은 대회 중에 졸기, 웃기가 안 되며 대화와 휴대폰 사용도 금지된다. 대신 네 가지 색깔 카드를 들어서 물(파랑), 부채질(노랑), 졸음 퇴치 마사지(빨강), 기타 불편사항(검정) 등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다. 멍때리기에 실패하면 곧장 경기장 밖으로 퇴장해야 한다.
2016년 대회에선 가수 크러쉬가 우승해 화제가 됐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열린 지난해 대회에선 프로야구 ‘만년 꼴찌’ 한화 이글스 10년 야구팬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뒤 “한화 경기를 보고 있으면 절로 멍이 때려진다”는 말을 남겨 야구팬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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