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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윤 대통령, 野 대표 먼저 만나야"... 이재명 양해에도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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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윤 대통령, 野 대표 먼저 만나야"... 이재명 양해에도 고사

입력
2023.05.05 16:00
수정
2023.05.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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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등 일부 친명계는 반대
정치적 부담... 숙고 끝에 고사
이재명-홍준표 만나 협치 모색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과 관련해 "대통령께서 하루속히 야당 대표와 먼저 만나 국가 위기의 극복방안을 논의하는 게 순리이고 순서"라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전날 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 추진을 동의했음에도 숙고 끝에 고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1년이 다 되도록 야당 대표와 회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이재명 패싱'으로 비칠 수 있는 부담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 입장문을 통해 "어제 이 대표의 말씀은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우리 정치가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바라는 충정에서 하신 것으로 이해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민생 회복과 정치 복원을 위한 좋은 길을 선택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간 여야 영수회담을 요청해 온 이 대표가 "괘념치 않겠다"고 양해했음에도,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의 결정엔 적잖은 고민이 있었다. 여야 협치와 정치 복원의 물꼬를 트기 위해 박 원내대표라도 윤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지도부 내 친명계 인사의 반대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원내대표부터 만나겠다는 것은 격이 안 맞는 것"이라며 "지도부 입장에서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여야 협치의 물꼬를 트기 위해 소통이 시급하단 의견도 있었다.

박 원내대표의 고사는 당면과제 중 하나인 당내 통합을 우선한 결과로 해석된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의 회동 요청에도 응하지 않다가 갑자기 원내대표부터 만나겠다는 대통령실의 제안은 당내 분열을 노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많다. 정치 복원이라는 명분으로 박 원내대표가 회동에 응할 경우 당내에서도 친명계 의원들과 '개딸' 등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집중 공세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제 막 선출된 박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먼저 만나기엔 정치적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부작용을 고려해 '심모원려(깊이 도모하고 멀리 생각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의 고사 입장에 대해 페이스북 글을 올리고 "당내 사정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이지만, 여야 협치의 소중한 계기가 일단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한다"고 반응했다. 윤 원내대표는 "복합 위기를 극복하는 데 여야가 있을 수 없고, 민생 현안도 산적해 있다"며 "위기극복과 민생회복, 정치복원을 생각해서 향후 만남을 결정해 주면 언제라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분신 사망 노동자 고 양희동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분신 사망 노동자 고 양희동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 대표는 여야 협치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오는 10일 대구를 방문해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시장을 만날 계획이다. 회동에서는 대구-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철도' 사업 추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공통 대선공약이었던 '달빛내륙철도' 개설이 탄력 받기 위해서는 특별법을 통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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