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해외 방문, 통상 직전 공개되는데…
독일, 언론 보도 통해 방문 10일 전 알려져
경찰, 비밀누설 혐의로 유출자 색출 착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의 초청으로 5월 13일 독일 베를린에 방문할 예정입니다."
3일(현지시간) 독일 언론 ‘베를리너차이퉁(BZ)'의 보도에 독일이 발칵 뒤집어졌다. 보안상 이유로 진행 전까지 극비에 부쳐지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해외 방문 일정이 10일 전 유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지휘 중인 국가원수의 동선이 노출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더구나 그는 러시아의 암살 위협을 받고 있다.
독일 정부는 외빈 경호를 담당하는 경찰에서 정보가 유출됐다고 보고 유출자 색출에 나섰다.
"호텔은 리츠칼튼" 상세한 보도... 경찰 "유출자 색출"
BZ의 보도는 상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13, 14일 독일에 머무르며 △방문 형식은 '국빈 방문'이고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올라프 숄츠 총리와 모두 만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13일 베를린 리츠칼튼 호텔에서 묵은 뒤, 다음 날 유럽 통합에 기여한 공로로 샤를마뉴상을 받기 위해 헬리콥터를 이용해 독일 서부 아헨으로 이동한다고도 밝혔다. BZ에 따르면, 해당 정보는 경찰로부터 나왔다. 기사엔 '당일 보안등급이 1단계로 선포될 것이며, 도로 폐쇄 및 신원 확인이 이뤄질 수 있다' 등 내용도 담겨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국을 깜짝 방문해 추가 지원 약속을 받아낸 이후 최근까지 활발한 순방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일정이 이번처럼 미리 공개된 적은 없었다. 미국 방문 때도 관련 소식은 하루 전에 발표됐다.
우크라이나는 유감을 표했다. 올렉시 마케예프 주독일 우크라이나 대사는 "무책임한 유출 행위"라고 비판했다. 순방 일정 전면 취소까지 검토 중이다. 독일은 사태 수습에 나섰다. 바바라 슬로빅 경찰청장은 "단 한 명의 경찰이 베를린 경찰의 명망을 국내외적으로 훼손한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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