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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과 갈등… 브렉시트는 예고된 일이었다?

입력
2023.05.06 10: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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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영화 '브렉시트: 치열한 전쟁'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영국 보수진영 전략가 도미닉 커밍스는 유럽연합(EU) 탈퇴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이슈를 단순화해 이성보다 감성에 호소하려 한다. 웨이브 제공

영국 보수진영 전략가 도미닉 커밍스는 유럽연합(EU) 탈퇴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이슈를 단순화해 이성보다 감성에 호소하려 한다. 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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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이었다. 탈퇴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고 하나 잔류가 유력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는 여론 무마를 위해 국민투표 카드를 활용했다.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브렉시트’의 길을 걸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탈퇴파는 열세를 딛고 어떻게 잔류파를 이긴 걸까. ‘브렉시트: 치열한 전쟁’은 EU 탈퇴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을 상세히 재구성해낸다.

①감성에 호소한 탈퇴 전략가

도미닉 커밍스는 숨어 있는 표를 찾기 위해 온라인 전문가의 도움을 몰래 받고, 이는 국민투표 승리에 결정타가 된다. 웨이브 제공

도미닉 커밍스는 숨어 있는 표를 찾기 위해 온라인 전문가의 도움을 몰래 받고, 이는 국민투표 승리에 결정타가 된다. 웨이브 제공

캐머런 총리는 2016년 EU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2015년 발표한다. 보수진영은 둘로 갈린다. 극우적인 독립당(UKIP)은 자신들을 중심으로 탈퇴 운동을 펼치려 한다. 하지만 독립당을 멀리하려는 보수진영 사람이 적지 않다. 강성 이미지가 악영향을 주리라는 판단에서다. 보수 진영의 책사 매슈 엘리엇(존 헤퍼먼)은 빼어난 전략가 도미닉 커밍스(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캠페인을 맡기려 한다.

커밍스는 이성보다 감성에 호소하려 한다. 비용과 권한 문제에 집중한다. EU에 나가는 돈은 많고, 영국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적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다. 그가 처음 내세운 구호는 ‘통제를 찾아와라(Take Control)’다. 육아 책을 읽다 그는 ‘Back’을 추가하면 더 강한 호소력을 가지리라 직감하다. 그렇게 해서 구호 ‘통제를 되찾아와라(Take Back Control)’가 만들어진다.

②숨은 300만 표를 확보하다

도미닉 커밍스는 현대 정치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기는 것에만 일단 집중한다. 웨이브 제공

도미닉 커밍스는 현대 정치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기는 것에만 일단 집중한다. 웨이브 제공

커밍스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운동을 지양한다. 아무리 설득해도 꿈쩍 안 할 국민이 3분의 2 정도 된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숨어있는 300만 표를 공략하려 한다. 마음을 못 정한 이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찾아내려 한다. 전문가를 몰래 고용해 거짓 이벤트를 열어 신상정보를 확보하고 맞춤형 ‘가짜 정보’를 제공한다.

탈퇴파에서조차 외면받던 커밍스의 전략은 힘을 발휘한다. 그는 교묘하게 분열과 갈등을 파고든다. 사람들은 진실보다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계급의식과 인종주의는 분열과 갈등의 메시지를 빠르게 전파한다. EU에 잔류했다가는 튀르키예 이민자 7,000만 명이 몰려올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③SNS시대 정치는 어디로

도미닉 커밍스가 온라인에 거짓 이벤트를 열어 유권자의 신상을 빼내고 이를 국민투표에 활용한 점은 훗날 조사 대상이 된다. 웨이브 제공

도미닉 커밍스가 온라인에 거짓 이벤트를 열어 유권자의 신상을 빼내고 이를 국민투표에 활용한 점은 훗날 조사 대상이 된다. 웨이브 제공

영화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막전 막후를 보여주며 현대 정치의 실체를 드러낸다. 통합과 화해의 메시지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 약삭빠른 정치인들이 각광을 받는다. 분노를 표출할 곳을 찾는 유권자들을 자극해 표를 이끌어내고, 간발의 차이로 승리하는 전략이 가장 효과 있다. SNS는 정보에 취약하고 편견이 강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기 좋은 도구다. 그렇다고 커밍스는 딱히 악한 인간이 아니다. 그는 단지 승리를 위한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뷰+포인트

2016년 미국에서도 이변의 결과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가 여론조사 예상을 깨고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승리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탈퇴파를 도왔던 온라인 전문가들이 트럼프 캠프에서 일했다. 선거전략은 비슷했다. ‘브렉시트: 치열한 전쟁’은 이 점을 결말부에서 제시한다. 원제는 ‘Brexit: Uncivil War’이다. ‘Uncivil’은 ‘예의 없는’ 이란 뜻이다. ‘Civil War’가 ‘내전’이란 의미임을 감안하면 ‘Uncivil War’는 새로운 내부 다툼을 암시하기 위해 사용된 조어로 보인다. 영국 지상파방송 채널4가 제작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0%, 관객 67%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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