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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크레이머 “한국 저출산, 이민 확대로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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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크레이머 “한국 저출산, 이민 확대로 풀 수 있다”

입력
2023.05.02 18:00
수정
2023.05.0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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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B연차총회서 대담·기자회견
"이민자 늘면 여성 경제활동 확대,
세수 늘고 임금 불평등 완화할 것"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가 2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ADB 연차총회' 중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가 2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ADB 연차총회' 중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 미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가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 참여를 해결하는 데 이민정책이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제56차 연차총회 행사인 ‘한국 세미나의 날’ 기조대담에서 한국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법으로 ‘이민 확대’를 꼽았다. 그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일 수 있지만, 많은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정책”이라며 싱가포르, 홍콩 등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대상 특별비자 프로그램’을 사례로 들었다.

대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크레이머 교수는 “경제학적으로 이민은 여러 긍정적 효과를 낸다는 연구가 있다”며 필요성을 적극 설파했다. 구체적으로 정부 재정수입을 증가시키고,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고학력 경력단절 전업주부가 육아 등 부담에서 벗어나 다시 일하게 되면 ①세금 창출 효과가 나타나고, 이민자들 유입은 ②국내 저숙련 노동자 임금을 끌어올려 임금 불평등을 완화할 것이란 논리다.

단일민족 국가인 한국에서 이민자 유입이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부분 허용’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노인·아동 돌봄 등 상대적으로 범죄 우려가 적은 분야나 직종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민을 허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거나, 가족 전체가 아닌 근로자 본인에게만 비자를 발급하는 것 등도 문화적 반발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했다. 단, 외국인 이민 근로자 보호 대책을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크레이머 교수는 덧붙였다.

크레이머 교수는 경제학 이론인 ‘오링이론(O-ring Theory)’으로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챌린저호 발사 실패가 조그마한 고무링 부품 결함에서 비롯됐듯, 아주 작은 오류나 실패도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개발경제 이론이다.

그는 이날 "한국 경제의 ‘오링(약한 고리)’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저출생과 여성의 저조한 경제활동 참가율, 경제활동인구 대비 고령인구 증가 등을 문제로 짚었다. 이밖에도 “한국은 급격한 성장을 이룩한 과거와 전혀 다른 경제적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정부와 민간기관이 유연성을 늘리고 고등교육을 개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도=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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