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영결식
엄영수 코미디언협회장 "모든 것 용서해주길"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소재 서울아산병원. "아빠와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만큼은 같이 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서 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코미디언 서세원의 영결식에서 가족대표로 나선 그의 딸 서동주씨는 이렇게 말하며 "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 자리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조문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의 눈은 붉어져 있었다.
서씨에게 아버지는 편하지만은 않은 존재였다. 자서전 '샌프란시스코 이방인'(2020)에서 서씨는 아버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세 살에 미국으로 떠났다고 했다. 가정폭력 등이 그 이유였다. 마음의 상처를 입고 서세원과 절연했지만 딸은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끝까지 지켰다.
서세원이 굴곡진 삶을 마치고 이날 영면에 들었다. 서세원의 영결식엔 김종석, 조정현, 김종하 등선후배 코미디언들이 참석했다.
엄영수 방송코미디언협회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먼 이국땅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한 줌의 재가 돼 우리 앞에 온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가엾고 황망하기 이를 데 없다"고 애통해했다. 그는 "서세원이 팬 여러분께 심려 끼치고 가지 않아야 할 길을 간 적도 있고 들어야 할 가르침을 듣지 않은 적도 있다"며 "모든 것을 용서해 주시고 감싸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세원과 친분이 두터웠던 코미디언 김정열은 고인의 영정 앞에 선 뒤 '숭구리당당' 춤을 췄다. "생로병사해서 떠나는 이 마당에 슬픔만 가져가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고인이 평소 좋아했던 춤을 춰 서세원의 마지막 길을 함께한 것이다. 김정열이 춤을 추자 조문객들은 눈물을 쏟았다.
영결식이 끝난 뒤 서세원의 유해는 충북 음성 무지개 추모 공원으로 옮겨졌다. 서세원의 장례식은 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진행됐다. 서세원은 지난달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한 한인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사망했다.
서세원은 한 시대를 풍미한 희극인이었지만 사건·사고와 연루돼 불명예스럽게 연예계를 떠났다. 2015년 서정희와 이혼한 그는 2016년에는 캄보디아로 이주했다. 대중의 기억에서 멀어진 그는 현지에서 목회 활동 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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